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간 통신요금 ‘단순 비교’가 실현될 것인가.
다음달 OECD 정보통신정책위원회(ICCP)가 내놓을 ‘요금 바스켓(basket)’에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의 시선이 모였다. 지난해 8월 한국 안팎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이동전화 요금 비교 논란’의 결론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15일 이내찬 ICCP 통신인프라서비스정책작업반(WPCISP) 부의장은 “지난해 12월 제42차 WPCISP에서 분출한 회원국별 통신 요금 바스켓 의견을 바탕으로 삼아 ICCP가 3월에 최종 결론(기준)을 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ICCP의 결론에 요금 비교 단순화, 특히 단일 기준을 바라는 유럽 국가들의 주장이 얼마나 반영될지가 주목거리다. 한국·호주·미국·일본 등은 ‘같은 잣대(기준)에 따른 단순 비교’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다. 나라마다 통신 이용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에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이다.
이 WPCISP 부의장은 “유럽연합(EU)이 역내 국가별 통신 규제 틀을 하나로 묶어가면서 3∼4년 전부터 시너지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유럽은 국가별 통신 요금 체계가 비슷해지는 측면이 있어 자연스레 ‘단일 기준’을 주장한다”고 풀어냈다.
그는 또 “ICCP 결론을 토대로 OECD가 ‘최선 실행(Best Practice) 모델’을 내놓으면, 회원국의 규제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금 바스켓처럼) 회원국 간 지표·지수화 작업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시장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는 OECD 정책 방식의 약발이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OECD는 이러한 정보통신정책체계를 이용해 회원국 이동전화 가입자의 평균 통화량을 분석한 뒤 ‘기준 통화량’을 소량·중량·다량으로 나눠 설정한다. 이어 기준 통화량을 회원국의 1600여 요금제 데이터베이스(DB)에 대입해 국가별 최저 요금을 뽑아내 비교한다. 무엇보다 회원국별 1, 2위 통신사업자의 이용약관상 표준요금제를 DB화해 국가 간 ‘단순 비교’가 가능하게 한 게 특징이다.
한국은 이 같은 기준에 따라 2009년 이동전화 요금 수준이 30개 OECD 회원국 가운데 △소량 25위(227달러) △중량 19위(340달러) △다량 15위(463달러)였다. 1위에 가까울수록 요금이 낮기 때문에 소비자의 “비싸다”는 볼멘소리를 샀다.
한편, ICCP WPCISP는 오는 6월 제43차 회의를 열어 세계(회원국) 무선 인터넷 보급률 지표를 만드는 작업을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무선 인터넷의 정의로부터 인터넷 개방 환경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한국에 출시되는 등 세계 이동통신시장이 빠르게 개방형으로 바뀌는 데 따른 인터넷 관련 정책의 변화를 꾀하는 게 회의 목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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