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이동 또 `과열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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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강상태를 보였던 이동전화 번호이동이 이달 들어 이동통신사업자의 보조금 확대로 빠르게 늘고 있다. 아이폰과 옴니아2 등 스마트폰 등장으로 가장 치열했던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다시 올라가면서 이통사 간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집계한 2월 1일부터 11일까지(판매일수 10일)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21만1632건으로 하루 평균 2만1163건이 발생했다.

 매월 초 10일간 번호이동 수치를 비교할 때 지난해 12월 23만5707건에서 올 1월 19만5194건으로 4만여건이 감소했으나 이달 들어서 다시 1만6000여건이 늘어났다. 또, 지난해 2월 같은 기간 번호이동 14만5190건과 비교할 때도 6만6000여건이 증가해 1년새 번호이동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번호이동은 총 48만1123건으로 작년 12월(65만504건)에 비해 16만9381건이 감소했다. 사업자들은 그러나 이달 초부터 다시 증가, 현재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총 10만여건 이상 늘어나 총 60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신학기 특수로 번호이동 건수가 다소 높았던 지난해 2월 40만건에 비해서도 약 20만건 이상이 늘어나는 것으로 이통사들의 보조금 과열 투입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달 들어 그동안 전체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SKT를 KT가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매월 전체 번호이동 시장에서 평균 40%대를 유지하면서 수위를 유지했으나 이달 들어 38.0%(8만429건)로 떨어진 반면, 30%대 초반에 머물렀던 KT는 38.3%(8만1106건)으로 이통 3사 중 가장 많았다.

이중에서 SKT에서 KT로 이동한 건수는 5만9684건으로 전체 번호이동 중 28.2%인 반면 KT에서 SKT로 이동한 건수는 4만9348건, 비중은 23.3%로 양사 가입자간의 번호이동만을 비교할 때 KT로의 이동이 1만여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업계는 이 같은 번호이동 역전 현상을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아이폰 효과와 함께 지난달 말부터 고가폰 중심으로 보조금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했다. 또한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를 출시한 SKT의 반격이 이어질 경우, 올 상반기 번호이동 가입자 뺏기 경쟁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매달 2∼3종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우량 가입자 뺏기를 위한 보조금 투입이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번호이동은 월 평균 50만건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아 지난해 월평균 33만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이통사 간 출혈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