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을 비즈니스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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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시장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긴박하게 변화가 일고 있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지금과는 엄청나게 다른 ‘변화’가 예고돼 있다는 점 뿐이다. 한국전파진흥원은 이 변화를 이끌어야 하며, 정부의 방송통신 정책을 지원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 변화가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체를 지원하는 것도 진흥원의 몫이다. 올 해 전파진흥원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유재홍 한국전파진흥원장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올해 초 융합정책을 전면 지원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진흥원의 명칭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가칭)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유 원장은 미국 CES 전시회에서 붐을 일으켰던 3차원(3D)입체영상·스마트폰·태블릿PC를 주목하고 있다. 이 기술이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초석을 놓겠다는 각오다. 방송통신 시장에서 비즈니스 중심의 콘텐츠 유통시스템 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킬러 콘텐츠 개발과 유통시장 개선을 통해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산업체에는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초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배경이 무엇입니까.

▲ 2008년 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족한 후 전파진흥원 업무 영역이 종전 무선국 검사 위주에서 융합정책 지원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융합시대를 맞아 방송과 콘텐츠, 기금 업무 등에 관한 정부의 사업수행과 정책 지원 업무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흥원의 명칭도 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조직개편 기본 방향은 정책연구사업 강화와 전파방송 진흥사업 확대, 기금관리조직 신설, 방송통신 콘텐츠 진흥업무 강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시무식을 통해 직원들에게 ‘변화’를 계속 강조했습니다. 어떤 분야가 변해야 되는지요.

▲우선 진흥원의 업무 영역이 종전보다 방송통신 융합업무를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 융합분야, 특히 미디어 분야는 올해 미디어 빅뱅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떤 분야 보다도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진흥원의 선택은 먼저 변화하는 것 밖에 없다고 봅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안주하면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겠지요. 특히 방송통신과 미디어분야에서의 변화는 종전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분야가 많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처하려면 이에 따른 법적인 뒷받침이 중요합니다. 이 분야에 대해 진흥원이 적극 대응, 융합정책이 뿌리내려 대한민국이 융합강국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방송광고 시장, 디지털 전환에 따른 방송시장 변화, 지상파방송 저작권 문제, 주파수 재배치 및 회수 문제 등 중요한 이슈가 산적해 있습니다. 어느 하나 폭발성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많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사안들입니다.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화밖에는 해답이 없다고 봅니다.

-중점 추진 목표는

▲올해는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앞으로 진흥원 명칭도 바뀔 예정이고 따라서 업무영역이 크게 확대됩니다. 진흥원이 역점을 두는 사업의 목표는 3가지입니다.

 첫째, 진흥원 고유 업무인 산업경쟁력 강화입니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습니다. 우선 전파 산업과 방송콘텐츠 산업 분야에 관한 진흥사업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방송콘텐츠분야는 다른 업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높습니다. 새로운 블루오션인 셈이지요.

 둘째, 방송통신 융합강국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정책연구부문 인프라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전파정책연구의 경우 전파정책과 법제도, 주파수 회수 재배치 및 손실보상,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방송통신 융합정책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여 디지털방송 전환과 IPTV·DMB 진흥방안, 신규통신 분야예측 등에도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앞으로 확대될 기금운영에 관한 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지난해에 발족된 R&D기획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셋째, 전파와 방송통신 이용자 권익을 증진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무선국 검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자파강도 측정과 전파자원 총조사, 국가기술 자격검정분야를 통해 전파이용 환경을 개선하겠습니다. 아울러 방송통신 접근권을 확대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방송소외계층 접근권 보장과 부산 및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활성화, 미디어교육, 조사연구사업 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영화 ‘아바타’를 보면서 우리 사회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원방안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전시회에서 제시된 화두는 스마트폰 및 3DTV 경쟁이었습니다. 그동안 정보기술(IT)분야에서는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휴대폰 시장과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시장은 세계 시장을 평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소프트웨어 시장은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도 마찬가지죠.

  핵심은 트렌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소비자와의 소통입니다. IT분야에서 중요한 분야인 유저 인터페이스(UI)도 결국은 소비자와의 소통, 즉 사용자 중심의 사고 방식이 선행돼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요.

콘텐츠 강화를 위해 오픈된 형식의 콘텐츠 유통을 지원할 계획인데, 이것 역시 소비자 중심의 사고와 기획이 필요합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소비자가 채널 편성권을 갖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일반인이 직접 방송통신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일반인부터 대학생·채널사용사업자·프로덕션·지상파방송국에 이르는 모든 콘텐츠 생산자들이 여러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될 수 있도록 오픈마켓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또한, 실험실 테스트, 필드테스트에 이어 비즈니스테스트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진흥원이 방송콘텐츠 지원으로 제작된 ‘아마존의 눈물’ 등 방송콘텐츠가 최근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방송콘텐츠 시장에 관한 원장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지요

▲취임이후 줄 곳 핵심콘텐츠 즉 킬러 콘텐츠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이제는 하드웨어보다 콘텐츠가 각광을 받는 시대입니다. 콘텐츠 제작시장도 종전에는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되었으나 이제 제작비도 크게 낮아지고 있고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대신 창의성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아울러 그동안 지적받아온 콘텐츠 유통구조가 개선되어야 할 시점이 이르렀습니다. 현재의 왜곡된 콘텐츠 유통구조로서는 훌륭한 콘텐츠가 나올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방송콘텐츠 지원센터와 수출 전략형 글로벌 콘텐츠 제작지원, 방송콘텐츠 투자조합 유치, 방송콘텐츠 융자사업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이 활발히 펼쳐진다면 국내 방송콘텐츠 시장의 경쟁력이 대폭 강화되고 방송통신 콘텐츠 유통구조가 선순환 방식으로 바뀌는 등 생태계에 변화가 올 것입니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새로운 창업기회를 크게 늘려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킬러 콘텐츠가 많이 만들어 지면 자연스럽게 1인 창업 등 새로운 일자리가 급증할 것입니다.

 진흥원은 방송통신 콘텐츠 및 해외한국어 방송 지원사업이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올해 초 미국 LA에서 가진 해외 한국어방송 지원 사업자와 간담회를 통해 현지 의견을 직접 청취한 결과 다양한 의견이 나와 이를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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