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 기술유출사건이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내부 직원과 경쟁사의 공모에 의한 전형적인 기술 유출 형태가 아니라 중간에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 기업의 국내 법인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 반도체 장비 기업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삼성전자의 핵심기술을 빼냈다. 하이닉스의 기술도 빼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일부 기술이 하이닉스로 빼돌려져 검찰은 이 회사 전무까지 구속했다. 그러나 이 기술이 미국 본사까지 전달되고 다른 해외 경쟁사에 빼 돌렸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실 삼성전자의 기술이 더욱 필요한 곳은 대만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다. 삼성전자의 기술이 과연 하이닉스에만 전달됐을지 충분히 우려가 갈 만한 대목이다. 검찰은 미국 본사를 수사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기술유출 사건인 만큼 국제적인 공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이닉스 측은 삼성전자 기술을 습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적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스터디 차원에서 자료를 확보했다는 해명이다. 이 부분도 재판 과정에서 명명백백하게 다뤄져야 한다. 검찰은 반도체와 비슷한 자동차, 휴대폰, LCD, 컴퓨터 등에도 이런 형태의 기술유출이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충분히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귀 담아 들을만 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도체 소자 기업과 반도체 장비 기업간의 새로운 영업방식이 정착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영업형태가 관행이었다고 지적한다. 관행이었지만 불법을 저지르고 있었던 셈이다. 서로의 기술을 존중하고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는 영업방식을 함께 도출해야 한다. 언제든지 제2의, 제3의 기술 유출사건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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