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스마트폰] `휴대폰 생태계`를 바꿨다-스마트폰 `강펀치` 모바일시장 `활짝`

2007년 출시된 아이폰은 지난해 11월 국내에 들어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25만대가 팔렸다. 뒤질세라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T옴니아2로 맞대응했다. 30만대 이상이 팔렸다. 하지만 아이폰 열풍은 대단했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무선인터넷 ‘기득권 포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비싼 비용을 들여 고속도로(통신망)를 만들어놨으니 통행료(통신료)를 제대로 받겠다는 폐쇄적 통신정책을 고수했다. 이로 인해 시속 100km를 달려야할 휴대폰이라는 성능 좋은 자동차가 국도로 돌아가거나 고속도로에서 시속 60km 이하로 주행해야 했다.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다. 이유는 요금 때문이다. 빗장은 아이폰이 풀었다. 아이폰이 ‘개방과 참여’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이통사들은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했고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무선랜도 과감하게 채용했다. 불과 60여일만에 국내 휴대폰 생태계가 바뀐 셈이다.

◇무선인터넷 빗장 풀렸다=“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부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지만 이제는 버려서 얻어야 할 시기입니다.”

하성민 SKT MNO CIS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받아온 기득권을 모두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음성 중심의 수익구조를 무선데이터로 중심 이동시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스마트폰 공급량을 20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휴대폰에도 무선랜(WiFi)을 넣기로 했다. 또한 데이터 통화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동통신망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네이트’를 무선랜에도 개방시켰다. 음원 저작권 보호장치(DRM)를 해제하고 PC, MP3플레이어에 담긴 음악파일을 별도의 변환절차 없이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으로 다양한 디지털기기에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하반기에 내놓는다. 하나의 요금제에 가입하면 휴대폰과 노트북, MP3, 전자책 등에서 무선인터넷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셈이다. 당장은 매출이 줄지만 시장의 파이를 키워 나중에 수익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낡은 비즈니스 모델을 버리겠다는 통합LGT는 ‘탈통신’을 선언했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생존과 성장을 위해 몸부림치는 만년 3위의 절박함이 배어있다. 통합LGT 역시 해답은 무선인터넷에서 찾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인터넷에 모든 것을 올인하겠다는 의지다. 통합LGT가 탈통신을 제시했다면 KT는 ‘융합과 스마트’를 내놓았다. KT가 제시한 융합의 핵심은 무선인터넷이다. 3W(와이브로·와이파이·WCDMA)망 구축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무선인터넷 확산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판매 목표는 180만대로 잡았다.

김경선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의회장은 “올해는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무선인터넷 활성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통사를 비롯한 휴대폰 제조사, 포털, CP 등이 제 2의 인터넷 붐을 만들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발길 닿는 곳이 내 사무실=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사무실 환경 구현이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거래처를 가는 지하철 안에서 해당기업의 정보를 검색하는 영업사원, 외부에서 메신저로 팀회의를 진행하는 영업팀장, 출장 길 차 안에서 급한 업무를 결재하는 사장님까지 스마트폰의 등장은 직장인들의 사무환경을 크게 바꾸고 있다. 이통사의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하면 요금 부담도 없다. e메일은 물론이고 간단한 문서작성도 가능하다. PC와 같은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고 유선처럼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생겨난 풍속도다.

코오롱그룹은 그룹사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계열사 임직원 8000여명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줬다. 코오롱그룹은 회사 내부 전산망인 ‘아이켄’을 스마트폰과 연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자결재, 영상회의, 자료 송수신 등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경우도 직원 6500명 전원에게 삼성전자의 ‘쇼옴니아’를 나눠줬다. 지난달 20일부터 이 회사가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5·6·7·8호선의 근무 직원들은 스마트폰으로 소통하게 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초부터 그룹장 이상 직원 300여 명에게 캐나다 림의 블랙베리폰을 나눠줬다.

서울아산병원은 350여 명의 의사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병원 측은 “개인 용도의 콘텐츠 외에도 환자 리스트, 주요 검사 결과, 처방력 조회 같은 진료정보서비스가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도록 병원 차원에서 관련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모바일 소비’ 시대=서울의 한 증권회사에 다니는 박 차장(38)의 하루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미국 나스닥의 시황을 살펴본다. 회사 출근 후에도 시시때때로 주식시세를 확인한다. 시황은 물론이고 종목별 차트, 증시 관련 뉴스와 투자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받고 매매도 한다. 객장이 손안에 들어온 셈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거래규모는 67조원으로 지난해보다 67%나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현재 2∼3%인 MTS 거래비중이 연말에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시공간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모든 걸 즐길 수 있는 소위 ‘모바일 소비’ 세상이 열리면서 쇼핑, 게임, 영화, 문서작성, 메신저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이 모바일 쇼핑으로 변화했다. 주요 쇼핑몰들은 올해를 모바일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G마켓은 아이폰용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으며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모바일웹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파크도 3월 목표로 쇼핑 앱을 만들고 있다.

금융거래도 눈에 띈다. 은행·펀드·카드 등 각종 금융거래와 결제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지난해 말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1만1155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하는 것으로 휴대폰이 은행 창구를 대신하는 세상이 성큼 다가온 셈이다.

◆똑 소리 나는 스마트폰 100% 활용법

올해부터 스마트폰이 쏟아진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PC 한대 값을 넘어서는 가격도 부담이지만 사용 자체도 어렵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요금걱정은 옵션이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면 본전을 뽑고도 남을 ‘생활의 필수 도우미’라는 게 얼리어답터들의 조언이다. 쇼핑은 물론, 금융거래, 주식매매, 문서작성 등 PC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서도 빠르고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100% 활용법을 소개한다.

◇요금걱정 ‘이제는 그만’=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이통사의 데이터 정액요금제에 가입해야 안심이다.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무선랜(WiFi)이 탑재돼 있더라도 이동 중에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정액제로 요금을 묶어 놓아야 한다. 요금폭탄을 줄일 수 있는 방책이다. 음성과 문자가 결합된 올인원 요금제(2년 약정)를 가입하면 보조금을 받아 구입비용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특히 비정액제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월 통신료를 낮출 수 있다. 이통사 3G망을 통해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나 대용량 메일 등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면 1GB이하대 요금제로도 충분하다. 1GB이하 요금제는 3만5000원에서 6만5000원이다.

◇다이어리를 버려라=스마트폰 기본기능은 단연 일정관리다. 먼저 PC 혹은 인터넷과 연동해 스마트폰으로 캘린더 일정관리를 해보자. 월간, 주간, 일간 단위로 일정을 설정할 수 있고 경보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약속이나 일정을 까먹지 않도록 수시로 알려주기도 한다. 자신이 주로 쓰는 e메일과 연동해 스마트폰에서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하지만 이통사 3G망을 이용할 경우 메일 송수신 과정에서 데이터 요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메일 수신량이 많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장하라=스마트폰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나만의 특화 단말기로 꾸밀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업체가 개발한 ‘크루크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사고 싶은 상품의 내용과 가장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의 정보를 소개해준다. 상품의 바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에 갔다 대면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과 정보가 화면에 나타난다.

날씨도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이다. 외출 전 스마트폰에서 곧바로 기상 상태를 확인하고 그날 맞는 복장을 결정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아이폰용 다음지도는 전국 곳곳의 거리풍경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으며 서울, 경기도 버스나 지하철 정보, 맛집 정보 애플리케이션도 유용하다.

미니 악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피아노, 드럼, 기타, 오카리나 등 음악기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나도 연주가로 변신할 수 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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