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가 인수합병(M&A)·기업 간 양해각서(MOU) 교환 등 이른바 ‘규모의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좁은 내수 시장을 극복하고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업체난립으로 생기는 출혈경쟁을 배제해야 한다는 공공·민간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공공기관과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에서 지난해 조성한 글로벌 SW기업 육성 사모투자 펀드(SW M&A펀드) 첫 지원사례가 나왔고 정보보호 1위 SW업체인 안철수연구소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선언해 몸집을 키우려는 것은 물론이고 중소 SW업체들은 국제회계기준(IFRS) 시스템 구축·SaaS(온라인 소프트 웨어 서비스)·전자세금계산서 등 업계 전반을 관통하는 이슈의 공동대응을 본격화했다.
모바일 솔루션 업체 인프라웨어(대표 강관희·곽민철)는 지난 11일 SW M&A펀드로부터 13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SW M&A펀드는 지난해 업체 간 M&A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조성됐으나 5개월 동안 단 한 건의 M&A도 성사시키지 못해 유명무실 위기에 처했고 펀드 운용 규정상 올해 1분기까지 전체 420억원 중 3분의 2 이상을 집행하지 못하면 2차 펀딩도 불가능했으나, 인프라웨어를 첫 사례로 발굴해 이 같은 우려가 해소됐다.
유정열 지경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은 “특히 대형 SW기업들이 관심을 보임에 따라 곧 두 번째 지원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여 2차 펀딩에 대한 논의도 본격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사장은 최근 ‘탈보안’기업을 선언하며 공격적인 M&A 진행의사를 밝혔다. 그간 안연구소는 매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M&A를 약속했으나 일각에서는 주가 부양을 위한 ‘구두선’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M&A에 동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유동성 규모(1000억원)를 밝힌 것은 물론이고 핵심역량인 정보보호 SW 외 여타 SW업종도 인수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중소 SW업계는 연합전선을 잇따라 펼치고 있다. 금융 SW업체는 MOU를 맺고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스마트폰 금융 프레임 워크와 관련 솔루션을 공동 개발·출시키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과 관련한 시스템 구축에도 협력하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는 내년에 법인 사업자가 사용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를 물어야 하는 등 전면 시행될 전망이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문 업체 간 M&A가 계속될 전망이다.
김진형 KAIST 교수는 “중소SW기업의 협력은 발주자와 IT서비스업계에 대응할 수 있는 대외 경쟁력 고양과 업체 간 출혈경쟁을 방지해 SW 제 값 받기를 도모할 수 있는 바람직한 시도”라면서 “정부가 지난해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건 데 업계가 화답한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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