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IO칼럼 - 장창진 부산은행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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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케이션이 사람관리의 기본

장창진 부산은행 CIO

일반적으로 IT 조직관리의 두 가지 큰 축을 말하면 첫째는 직무관리이고, 둘째는 사람관리이다. 이 두 가지 관리 영역은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한 쪽을 소홀히 다루게 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게 되는 등의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

IT부서의 경우 직무관리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IT부서의 업무가 대부분 과정이나 결과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문제점이나 개선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도 명료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사람관리는 어려운 문제라고 대부분 인정한다. 사람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정형화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일반론적인 정답도 없는 게 현실이다.

단 사람관리를 하는 데 있어 조직 구성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는 가장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을 관리하는 모든 방법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다. 즉,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는 사람관리를 위한 선결사항이다.

부산은행의 IT조직도 인원수가 150명을 넘다 보니 가끔 실제 관련이 없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간에는 서로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협업사항이 발생해도 업무 협의가 너무 딱딱하고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게 된다. 많은 분야로 나누어진 IT업무는 업무 특성상 시스템 담당자와 애플리케이션 담당자 등 많은 사람이 서로 협업을 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점차 복잡해져 가는 업무 처리에 구성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래서 부산은행 IT조직은 직원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굿모닝 쇼’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일주일 3번씩 아침 업무 시작 전 약 20분 정도의 시간을 활용해 아침 미팅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산은행은 IT조직을 8명씩으로 나눠 총 18개 그룹을 구성한 뒤 그룹 내에 ‘쇼 리더’를 선정했다. 쇼 리더는 아침미팅의 주제를 정하고 미팅을 이끌어 나갔다. 쇼 주제는 자율적으로 리더가 정해서 진행하지만 가끔은 ‘독서토론회’나 ‘두배로 일하기 실천방안’과 같은 공통된 주제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여론을 모으거나 아이디어를 얻는 채널로도 활용하였다.

이 제도는 부산은행이 외부의 제도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벤치마킹 대상은 삼성전자의 디지털프라자가 아침에 실시하는 모임과 부산 우리들병원 영상의학과에서 하는 아침모임이었다. 부산은행은 이 모임을 벤치마킹 한 후 지난 2007년 말부터 시행하기 시작했다. 각 쇼 그룹은 2∼3개월 마다 구성원 전원을 교체하고 쇼 리더도 새로 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도입 초기에는 아침 미팅이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마땅한 회의실이 없어 난처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현 근무지 중심으로 모이게 되고 시간을 그룹 구성원들과 맞추지 못하여 미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회사 차원에서 쇼 리더로서 회의를 주재하는 연습을 교육하는 등 리더의 자질을 높이고 동료에 대한 봉사의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꾸준히 당부한 끝에 굿모닝 쇼는 많이 활성화 되었다. 이후 굿모닝 쇼를 잘 운영한 우수 그룹을 매회 3개 팀씩 뽑아 시상을 하는 등 현재 9기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 굿모닝 쇼는 사무실에서의 아침 미팅에 그치지 않고 점차 그룹별로 함께 점심식사를 하거나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또 영화를 함께 보는 등 쇼 그룹별로 다양한 친목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은 당연히 분기별로 있는 그룹별 평가에 반영되고 있다. 약 2년간의 굿모닝 쇼 활동으로 모든 IT직원이 한번 이상의 쇼 리더 경험을 가지게 되었고 조직내에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활성화 되었다. 나아가 직원간에 서로 개인적인 사정까지 잘 알게 되어 상대방을 배려한 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쇼 리더 역할을 마친 한 초급 직원이 호프집에 열린 분기 종료 파티에서 말한 소감 내용이 굿모닝 쇼의 효과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 것 같다. 이 초급 직원은 “과거에는 다른 업무계에 업무 협의를 하러 가면 좀 조심스러운 면이 많았는데 지금은 ‘박호! 무신 일이고? 이리 온나. 마, 그냥 해 주꾸마’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며 좋아했다.

굿모닝 쇼로 직원 상호간에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서로를 더 깊히 알아가는 것에 대해 구성원들 대부분이 만족해 하고 있다. 이는 좋은 직장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사람관리의 기초가 놓여 졌으니 이제 다음단계로 고도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봐야 할 때가 온것 같다.

cjjang@pusan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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