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동안 국내에 머물던 날짜가 30여일에 불과했습니다. 일주일에 5일은 비행기에 있거나 해외 업체 관계자들과의 회의로 보냈습니다.”
와이브로 솔루션 전문업체인 명민시스템의 김민수 사장(56)은 지난해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여권에 입국 도장이 찍힌 국가만 해도 수십 개국에 달한다. 도장을 들여다보니 한 주는 남미, 다음주는 유럽과 중동, 그 다음주는 일본을 거쳐 동유럽까지 다녀왔다. 4시간 동안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하와이를 갔다오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하와이에 도착해서 곧바로 회의에 참석하고 다음날 또 비행기를 타려하니 억울한 생각마저 들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집안일은 뒷전이었다. 지난 1년을 통틀어 식구들과 같이 보낸 날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그동안 개발한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시스템의 해외 수출 활로를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를 무대로 숨가쁘게 뛰어온 일정이다.
노력한 만큼 성과도 나타났다. 작년 3월부터 와이브로 ‘고객 댁내 장비(CPE)’를 일본·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리투아니아 등에 공급했으며, 와이브로 USB 동글을 포함해 올해 미주·유럽·중동·오세아니아 지역 30여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와이브로와 무선랜(WiFi)망에서 음성통화가 가능한 와이브로 VoIP 단말기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시험에 들어가는 등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건물 외곽에 부착하는 아웃도어 CPE 장비도 아르헨티나 납품에 이어 미국·멕시코·유럽·중동 지역에서 망 연동시험에 들어가 2분기부터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 공략과 함께 제품 개발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무선랜 단말기를 5대까지 연결할 수 있는 포터블 CPE를 거의 개발해 해외 공급을 추진하고, 2분기에는 와이브로망을 통해 방송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연내에 4세대(LTE) 전용 단말기 및 와이브로·이통망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 모드 휴대폰까지 개발해 종합 솔루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3∼4년 전 우후죽순 등장했던 와이브로 USB 동글 업체들이 대부분 신제품 개발을 중단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국내 와이브로 장비 시장이 크게 위축된 마당에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김 사장은 “해외는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자가 540여개에 달하며 이용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위축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시장성을 내다보고 제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 투자했다”며 “와이브로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으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좌절한 것이 안타깝지만 해외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어 아직까지 충분한 기회는 남아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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