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1001/201001060014_06101054_1854026823_l.jpg)
연초부터 국내외 언론들이 한국경제의 위기극복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부동산 가격 회복이나 주가 2300까지의 상승을 예측하는 낙관적 목소리가 많다. 필자도 이런 예측이 맞기를 바라지만 경기가 일시적 회복세를 보이다가 ‘W’형 침체에 다시 빠지는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2010년 경제 시나리오를 제대로 읽으려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상업용 부동산의 움직임, 일자리 추이, 그리고 세계경제의 안정성 등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필자가 예측하기로는 2010년 한국경제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란 표현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1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던 수출과 유동성 공급을 통한 ‘표면적 경기회복’의 효과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한 가계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내수경기의 침체에도 글로벌 차원에서 가파른 경제회복을 주도했던 러시아,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선 선진국 경제는 제2의 두바이 사태와 같은 충격이 일어나도 국제적 공조만 이뤄진다면 회복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도 이런 영향에 힘입어 겉으로 보이는 경제성장률, 무역수지는 안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표면적인 회복은 우리 수출기업들로 하여금 원유 및 원자재가격의 상승, 글로벌 경쟁심화, 요동치는 환율 등 실제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런 위기는 기업들로 하여금 나만 살기 위한 ‘고용 없는 성장’과 ‘위험회피’에 주력하게 만든다. 반대급부로 서민들의 소득안정은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다시 기업들의 투자기피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다. 한국 외에 여타 국가들도 새해에는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상적인 위기탈출 시나리오에는 어떤 나라든지 간에 안정적 고용을 통한 개인소득 향상이 들어가야 하는데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것이 올해 세계 각국이 경제회복을 위한 출구전략을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이유다. 성급한 출구전략은 안정적 일자리창출과 중소기업과 가계의 경제건전성에 치명적이다. 만약 2010년에도 안정적 일자리 창출의 실패가 계속된다면 작은 충격에도 세계경제는 ‘더블딥’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정부는 올 한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에 집중하여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서민들의 통장에 돈이 쌓이기 전에 재정적자해소와 공공기관 선진화를 명목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된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미 금호아시아나 그룹처럼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2차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실업자들이 대거 서비스산업으로 밀려드는 상황이다. 올해 한국경제가 체력을 회복하려면 치킨집과 제과점, 스크린골프 외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서비스 일자리를 가능한 많이 창출하는데 정부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