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폭설이 내린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 주 뉴톤시에 사는 티나 배시라인(55)씨는 올해 수십 년간 해왔던 ‘크리스마스 쇼핑’ 방법을 바꿨다. 크리스마스 쇼핑 대목인 ‘슈퍼 토요일(크리스마스 전주 토요일)’에 폭설이 내려 밖에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자동차 키를 챙기는 대신 PC를 켜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했다. 배시라인씨는 “원래 e메일로 무료배송 광고나 할인 광고 등이 오면 지우곤 했었다”며 “나갈 채비도 하지 않고 쉽게 친지들과 친구들의 선물을 사니 편하다. 신용 카드와 주소록만 있으면 모든 게 끝난다”고 온라인 쇼핑에 만족감을 표했다.
온라인 쇼핑이 폭설로 울상짓고 있는 미국 유통업계를 살렸다. 슈퍼 토요일은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쇼핑이 이뤄지는 시기지만 올해는 중부와 동부 지역에 내린 폭설로 판매 부진이 예상됐었다. AP는 올해 슈퍼 토요일이 비슷한 적설량을 보인 지난해보다 온라인 쇼핑량이 늘어나 폭설에 의한 매출감소가 크지않다고 22일 보도했다.
조사기관 플래날리틱스에 따르면 매년 슈퍼 토요일 하루에만 전국적으로 150억달러의 가량 매출이 일어나는데 올해의 경우는 폭설이 악조건 상황에서도 매출 감소는 20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올해와 비슷하게 눈이 쏟아진 지난해 워싱턴과 필라델피아 등 일부 지역에 위치한 쇼핑몰이 문을 닫을 정도로 침체를 보였던 상황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다. 이 같은 선전은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쇼핑몰에 몰리는 교통량은 10% 이상 줄었지만 분당 온라인 쇼핑 트래픽은 1분당 290만명까지 올랐다. 지난해 슈퍼 토요일에 분당 방문자 수가 190만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웹리서치회사인 코어메트릭스는 온라인 쇼핑은 지난해보다 22.4%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슈퍼 토요일 온라인 판매량은 평일에 비해 24.9%가 늘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달라진 쇼핑 패턴에 아마존과 월마트 등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사들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배송 할인과 원하는 짧아진 배송시간 서비스 등을 쇼핑기간 동안 공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닷컴은 배송시간을 단축해 급하게 선물을 사더라도 크리스마스 전에 배송 되도록 하는 서비스를 연장했다. 또 일부 전자제품 구매시 배송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형 쇼핑센터인 메이시스와 JC페니는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존 스퀘어 코어메트릭스 컨설턴트는 “연휴 대이동이 이뤄지는 크리스마스 2∼3일 전에도 온라인 쇼핑량은 오히려 더 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전까지 선물을 배송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무료배송, 할인 등이 온라인에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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