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디지털 도서관’이 또다시 저작권 침해 및 공공기관 열람 여부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1월 구글이 미국 출판업계 등에 한발 양보한 재합의안을 제출하면서 독과점, 저작권 침해 등 강도 높은 비판이 다소 진정된 듯했으나, 프랑스와 미국 도서관연합회 등이 최근 잇따라 구글을 비판하고 나서며 논란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로이터는 미국 도서관연합회, 대학및연구도서관연합회, 연구도서관연합회 등 세 곳이 구글의 디지털 도서관 구축계획에 엄중한 감시를 요청하는 문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들은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의 저작권 및 자료 제공 비용 등의 집중 감시를 요청했다.
미 도서관 조직기구는 “미국은 조심스럽게 구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며 “구글이 변경된 합의안을 내놨지만 공공기관이 열람하는 문제 및 가격을 포함해 합의안 이행 여부를 꼼꼼히 봐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도서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동부지역 공공 라운드 테이블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친숙한 미국 회사에 국가의 문학적 유산을 빼앗기지 않겠다”며 “내년에 전략적으로 국가 융자금 수십억유로를 투자해 도서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아무리 친숙하고 덩치가 큰 미국 회사일지라도 (나는) 상업적 이득을 위해 프랑스 (문학) 유산의 껍질을 벗겨내게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르코지 대통령의 발언은 거대한 디지털 도서관을 만들려는 구글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히며 구글의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에 압박을 가했다.
프랑스는 대통령의 발언 이후 11억달러를 투입해 문학작품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는 “디지털 시대에 프랑스 문화자산을 우리 스스로 지키겠다”며 “EU 차원의 도서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지난 8월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구글이 진행하던 도서관 보유 도서 디지털화 관련 협력은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구글은 지난 2004년 향후 10년 안에 책 3200만권 이상을 스캔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디지털 도서관인 ‘구글 북스(Google Books)’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미 100여 가지 언어로 된 책 1000만권 이상을 디지털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구글과 미국 출판계가 체결한 기존 계약에 대해 아마존, 야후 등 경쟁업체와 독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이 저작권 및 출판시장 경쟁 체계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미 법원도 이 같은 합의안에 독과점과 공정거래를 들어 문제를 제기해 재합의가 이뤄지게 됐다. 합의안은 내년 2월 18일 허가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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