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무분별하고 단순하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터넷 사이트가 더 풍부해지고 아이들의 인터넷 이용 형태에 적합한 인터넷 규제 및 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3개월에 걸친 트레이스 연구와 분석을 담당한 배영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트레이스 분석 결과에 대해 스스로도 의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에만 인터넷 이용이 치우칠 것이라는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정보형·교육형 등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를 아이들이 방문하고 있었던 것이다.
IT혁명이 불기 시작한 10년 전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원제: Growing up Digital)’이라는 책을 써 화제를 모았던 돈 탭스콧의 최근 저서 ‘디지털 네이티브(원제:Grown up Digital)’에서 인터넷을 접하는 아이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걱정에는 ‘당신들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두려운 것이다’라는 주장을 예로 든 배 교수는 “지금까지 아이들이 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로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 결과에서처럼 인터넷 사용 패턴이 집단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면 전체 인터넷 이용자를 한 개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보는 접근 방식은 수정되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는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 특성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서비스 역시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모든 이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아동 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에 걸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금도 ‘인터넷 및 게임 중독’에 대한 사회적 우려는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게 현실이다. 미디어에 드러날 때마다 일시적 우려는 높아지지만 정작 이유나 구체적인 현상에 관심은 낮다. 이에 대해 “소통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해를 하지 못하는 소통은 오히려 새로운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100만줄이 넘는 3개월치 데이터 분석이라는 지난한 작업을 진행한 배 교수는 “다행스럽게도 인터넷이라는 도구는 기성세대가 유·청소년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며 “기성 세대의 걱정스런 눈으로 ‘내려다 보는’ 관점에서의 연구보다는 눈높이를 맞춰 같은 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러한 접근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 흥미로운 분석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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