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전통적 삼성LED 협력사인 독일 엑시트론으로부터 도입한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를 양산라인에 본격 투입한다. MOCVD는 발광다이오드(LED) 핵심 공정 장비다. 그동안 LG이노텍이 엑시트론 장비를 연구개발 라인에 일부 적용한 적은 있었지만 양산용으로 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최근 독일 엑시트론에 두자릿수 규모의 MOCVD를 발주했다. 신규 도입될 장비는 LG이노텍이 건설 중인 경기도 파주 LED 생산라인에 적용된다. 내년 3월 공장이 완공되면 4월부터 장비 입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지난 8월 엑시트론으로부터 구입한 장비가 연구개발 용도였다면 이번 발주량은 양산용”이라며 “파주 공장 확장 스케쥴에 맞춰 추가 장비를 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새 장비는 사파이어 웨이퍼가 얹혀지는 부분인 ‘서셉터’만 교체하면 2인치 웨이퍼부터 6인치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모델이다. LG그룹의 경우 현재 LG전자기술원에서 6인치 에피웨이퍼 생산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MOCVD 양산가동 시기에 맞춰 수율 안정화 기술만 개발되면 조기에 6인치 에피웨이퍼를 생산할 수도 있다. 경쟁사인 삼성LED도 내년께 6인치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여서 에피웨이퍼 직경을 놓고 양사간 한판 자존심 싸움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이 삼성의 핵심 협력사인 엑시트론으로부터 양산용 장비를 구매하기로 한 것은 MOCVD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수급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의지다. 최근 삼성LED·LG이노텍이 MOCVD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장비 입고 기간이 길어지는 등 공급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MOCVD 장비 도입 기간은 약 10개월 정도로 과거에 비해 2∼3개월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내 업체들이 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양산 적용에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께 국산 장비가 나올 전망이지만 당장 양산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외산업체로 거래선을 넓히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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