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회의, 선진국-개도국 갈등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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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유럽연합(EU)·일본이 지나치게 ‘소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개막 이틀째인 8일(현지시각) 중국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덴마크의 합의문 초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위한 외신기자회견을 열고, 선진국들에 대한 비난을 쏟았다.

중국의 수웨이 기후변화협상 대표는 “선진국들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지고 과감한 감축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20% 감축하겠다는 EU의 제안은 불충분하며, 2020년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17% 줄이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개도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나섬에 따라 선-개도국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사건은 주최국인 덴마크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코펜하겐 합의서’ 초안이 영국 일간 가디언 지 웹사이트에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27일 작성된 것으로 돼 있는 초안은 “모든 당사국이 2050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을 기준으로 50% 이상 줄인다는 목표에 동의해야 한다”면서 개도국들이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게 될 ‘피크 시점’을 제시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초안은 또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지원이 중국·인도·브라질 같은 개도국보다는 최빈국이나 기후변화 취약국에 우선 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 초안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유엔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사실상 선진국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도국들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도록 용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수웨이 대표는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속 늘릴 수 있게 허용하면서도 “아직 산업화 단계에 있는 개도국들에는 피크 시점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보 데 보어 UNFCCC 사무총장과 코니 헤데가르트 총회 의장은 이 초안이 비공식적인 아이디어 차원의 문서일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독일의 dpa 통신은 이것이 덴마크 총리실에서 작성된 것은 맞다고 보도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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