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미래가 화려함만은 아니다. 현실 사회를 그대로 체험하는 듯한 물리엔진이나 실사를 능가하는 그래픽, 현장감을 극대화한 사운드 등 게임의 첨단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정반대의 길에서 게임의 미래를 찾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함’과 ‘발상의 전환’이다.

 대표적 사례는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비디오게임기 성능경쟁에 사활을 걸 때 닌텐도는 ‘대중성’과 ‘체험’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닌텐도DS’와 ‘위(Wii)’를 내놓았다.

 닌텐도DS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보다 성능면에서는 부족하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게임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위 역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나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360과 비교하면 브라운관 TV와 LCD TV 만큼 기술적 격차가 나지만 온가족이 즐기는 체험형 게임으로 경쟁사를 압도했다. 최신 기술이 들어간 탓에 비싼 하드웨어를 쓴 경쟁사들은 게임기를 밑지며 파는 사이 하드웨어 성능에 연연하지 않은 닌텐도는 게임기와 게임에서 모두 이익을 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의 대명사인 ‘테트리스’ 아버지인 알렉세이 파지노프 TTC 개발책임자는 단순한 캐주얼게임의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적 지식 없이도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중립성이 캐주얼게임의 매력”이라며 “누구나 자투리 시간에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캐주얼게임은 시장성도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신화나 영화, 소설 등에 뿌리를 둔 대작게임은 문화적 배경지식이 있다면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렇다면 발상의 전환을 가져올 게임은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세계적 게임 개발의 대가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개발본부장은 ‘경쟁’을 없애라고 조언한다. 미야모토 본부장은 “우리는 다른 게임 업체는 물론이고 내부 직원끼리도 경쟁심을 갖지 않도록 조심한다”라며 “경쟁심에서 출발하면 다른 업체나 동료를 이길 수는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게임은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