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투자성과를 지수화한 지표가 개발된다.
벤처펀드 수익성을 미리 알 수 있는 것으로 정부는 소극적으로 돌아선 에인절 투자자를 포함해 민간과 기관투자자들이 벤처펀드시장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3일 관련 정부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과 정부 모태펀드 관리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이 같은 내용의 ‘벤처투자(VI:Venture Investment) 인덱스’를 내주 발표한다. VI는 모태펀드가 투자한 자펀드(벤처펀드) 투자 성과를 증시의 코스피와 같이 지수화했다. 벤처펀드 운용기관(GP)인 벤처캐피털업체가 개별 투자에 대해 평가 후 한국벤처투자가 이를 통합해 지수로 만든다.
10개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금액이 1000억원이며, 이곳 투자금액의 현재 가치(벨류에이션)가 1500억원이면 그만큼 지수가 올라가는 형태다. 가치 평가를 각 벤처캐피털이 직접하고 그 결과를 한국벤처투자가 확인한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투자금의 공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많이 나와 있어 가치의 공정성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조치는 지난 2일 발표된 정부 ‘제2기 벤처기업 육성대책’과 같은 맥락에 있다. 이날 나온 대책의 핵심은 정부 벤처지원을 정책자금(융자)에서 민간 벤처캐피털을 통한 투자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민간의 적극적인 벤처펀드 참여가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에는 미국과 달리 벤처버블 후 민간 및 기관의 벤처펀드 참여가 극히 저조하다.
벤처캐피탈협회 벤처투자정보센터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올해 결성한 48개 펀드의 79.2%인 38개가 모태펀드 지원으로 출범했다. 정부는 VI지수를 통해 모태펀드 신뢰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높은 수익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거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자금이 벤처펀드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최수규 중기청 창업벤처국장은 “이 지수는 벤처캐피털 전반의 성과를 알려줘, 잠재투자자들이 투자결정을 내리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벤처캐피털업계는 민간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자칫 평가 오류가 발생 시 역효과도 우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전과 달리 주식시장 상장 과정에서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실적을 과장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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