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CJ제일제당 `SCM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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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함을 지켜야 하는 식품업계의 가장 큰 적은 ‘재고’와 ‘결품’이다. 넘치는 수요와 부족한 공급, 부족한 수요와 과다 공급이 시소게임처럼 재고와 결품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빨리 공급계획과 연계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은 올들어 전사적으로 공급망관리(SCM) 혁신을 본격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연내 공급망 혁신을 위한 판매운영계획(S&OP) 프로세스 정립과 IT 기반 인프라 확립을 마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안에 내부 SCM 혁신을 촉진하고 내년 이후에는 협력업체들과의 협업에 주안점을 둔 확장 SCM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비록 타 업종이지만 가시성 확보와 S&OP 프로세스 등 삼성전자의 방법론을 일부 흡수하고 제품 수명주기가 더 짧은 식품업 특성에 맞도록 이를 최적화해 CJ제일제당만의 SCM 혁신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전사 SCM 프로세스 혁신 가속=사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SCM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관련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기 힘들었다. 이에 올해 들어서는 판매운영계획(S&OP)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SCM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사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SCM 전략파트도 올초 신설했다.

CJ제일제당은 빠른 시장 대응 체제를 갖추기 위해 올 연말을 기점으로 주요 사업부문을 주 단위 S&OP 체제로 본격 전환할 예정이다. 월 단위로 이뤄지던 판매·생산계획 주기를 주 단위로 단축함으로써 재고와 원가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매출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 등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부문에 대해 올 하반기에 우선적으로 주 단위 S&OP 체제를 가동했다. 각 부문 카테고리매니저(CM)별로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판매·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주 단위 S&OP 회의의 효율화와 계획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 수요 공감 프로세스(Demand Consensus Process)도 정립했다. 매주 화요일을 ‘영업·마케팅의 날’로 정했다. 판매계획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판매계획을 짜는 영업 담당자와 마케팅 담당자 및 수요계획 수립 담당자(Demand Planner)가 화요일마다 한 자리에 모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계획이 목∼금요일의 S&OP 회의로 이어져 공급·생산계획과 연계돼 ‘단일 계획(Single Plan)’에 의해 움직이는 운영 체제의 기반이 된다.

지난해 말 구축 완료한 코어(Core)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생산계획스케쥴링(APS)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에 S&OP 회의 효율화를 위한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기반 S&OP 시스템도 구축해 의사 결정력을 한층 높였다. APS에서 수립된 계획과 ERP 정보 등 SCM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고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전 직원 변화관리 거쳐 내년도에는 확장 SCM=“월 단위로 해도 무리가 없는데 굳이 주 단위로 할 필요가 있습니까.” 주 단위 S&OP 프로세스를 정립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자 일부 직원의 불만이 높아지기도 했다. SCM 전략파트는 이러한 직원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수많은 협의를 거쳐야 했다. 심지어 “시스템을 설치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냐”며 SCM을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일부 경영진도 설득해야 했다.

전사 SCM 전략파트가 이러한 변화관리를 이끌어야 하기에 각 사업부의 SCM담당자들과 매주 머리를 맞대고 SCM의 효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프로세스상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이 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SCM의 원리와 방향성, 필요성 등을 소개하는 이메일도 발송하기 시작했다. 이보형 SCM 전략파트 부장은 “적극적인 변화관리와 상향식 추진 방식을 접목해 내부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기존에도 수요계획은 주 단위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이를 생산·공급계획과 연계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면서 “주 단위 S&OP를 통해 주 단위 계획이 일간 계획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세스 확립을 위해 체계적인 핵심성과지표(KPI)를 설계하고 있다. 판매계획 적중률, 공급계획 실행률 등 이달 내에 핵심-과정-성과로 나뉜 약 30여개의 3단계 KPI를 확정하고 이를 목표관리(MBO)에 반영하는 체제를 수립할 계획이다.

현재 주 단위 S&OP 체제는 식품 부문이 가장 빠른 실행력을 보이고 있다. 햇반처럼 실시간 유통이 강조되는 제품들이 많은 만큼 SCM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한다. CJ제일제당은 이처럼 모범적인 사례들이 확산되면서 전사 차원의 SCM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장은 “재고 등 문제 발생에 대해 각 부문간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지점장 대상 워크숍에서도 방향성을 설명하고 이 달부터 영업부문에 판매예측 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강화한 SCM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내년 이후에는 확장 SCM, 그리고 유통업체와의 상호공급기획예측프로그램(CPFR)도 시도할 계획이다. 모든 거래선 및 공급사와 협업을 강화해 외부 SCM 단계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시장의 수요에 민감히 대응하고 갑작스런 상황 대응력을 높이는 한편 보다 유연해질 수 있는 SCM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인터뷰]이보형 CJ제일제당 SCM 전략파트 부장

-올해 핵심 목표는 무엇인가.

▲지난해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분리돼 있어 시스템 구축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었다. 전 직원의 프로세스 혁신과 변화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적극적 프로세스 혁신과 S&OP 체제 확립을 통해 이를 SCM 시스템과 일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에는 주 단위 S&OP 프로세스를 비롯해 생산·공급계획을 주 단위 판매계획과 동기화하기 위한 프로세스 정립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SCM 시스템은 어떻게 확대해 나갈 계획인가.

▲SCM에 중점을 둔 코어 ERP와 APS를 지난해 말 구축하고 연계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생활소비재(CPG)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JDA의 APS 솔루션 중 수요계획(DP), 보충계획(RP), 마스터계획(MP) 등 모듈을 도입했다. 계획수립 강화를 위해 공장계획(FP) 모듈의 추가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이후 로드맵은 어떠한가.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SCM 체계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는 SCM 인프라 구축과 프로세스 정비를 마칠 것이다. 내년에는 예측 고도화에 집중하고 정확도 개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다. 단일 계획 체제를 정착하고 확장 SCM을 통해 강력해진 내부 공급망을 외부로 확대할 것이다. 또 CPFR와 벤더중심재고(VMI) 방식을 통해 유통업체와 협력하려고 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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