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PC를 구매하시면, 윈도7을 깔아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강변 테크노마트에 입점한 조립 PC업체 A사 사장은 조립 PC를 사면, 덤으로 윈도7을 얹어주겠다고 말했다.
윈도7은 오는 22일 정식 발매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그는 이미 인터넷 P2P 사이트에서 복사본을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P2P 사이트 하나에 접속해 다운로드한 윈도7을 직접 시연까지 해주고는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 사려면 27만원 이상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법복제가 잘못이 아니냐는 질문에 “언제부터 우리가 정품CD를 사서 썼냐”고 되물었다.
‘윈도7’이 출시 전부터 불법 유통되고 있다.
강변 테크노마트 등 조립 PC 판매상이 밀집한 곳에선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된 ‘윈도7’을 CD로 구워 PC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줄 정도다.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되는 ‘윈도7’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PC제조사에 번들용으로 제공한 OEM 버전이다. 외국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보도됐지만, 국내에서도 OEM 버전이 사전에 유출돼 웹하드·P2P 사이트 등에서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유통 중인 OEM 버전은 윈도7 정품 CD와 동일하게 구성하는 형태다. 내려받은 파일을 CD에 복사하면 정품 패키지 SW처럼 쓸 수 있다.
일부 조립 PC 업체 등은 이를 CD로 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하는 PC 본체에 윈도7을 탑재해 판매 중이다.
조립 PC 업체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P2P 사이트에 접속하면 ‘국내 출시할 윈도7 세 가지 버전’이라는 제목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19일 오전까지 4325명이 조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개인 이용자 등을 포함하면 이미 최소 2만건 이상의 불법 복제본이 시중에 나도는 것으로 추정했다.
불법 윈도7 유통이 횡행하면서 일부 조립 PC 업체는 소비자들에게 향후 불법복제 단속에 걸리면 자신들은 관계없다는 식의 각서를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윈도7이 출시도 되기 전에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MS는 국내 마케팅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PC 업체와 MS가 OEM 버전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일각에선 MS가 한국에만 윈도7 개인용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서 반발 심리로 불법복제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지적도 있다. MS는 한국보다 불법복제율이 높은 중국에 홈프리미엄 버전보다 4만∼5만원 저렴한 윈도7 홈베이식 버전을 출시한다. 또 사전 주문 시 제품의 50% 이상 할인 판매하는 ‘선(先)할인 이벤트’ 대상국가로 한국을 제외했다.
안자현 한국 MS부장은 “불법복제 윈도7이 유통된다는 사실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현실적으로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불법복제를 단속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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