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아담스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는 14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4%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담스 부총재는 이날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 수출보험기관 연맹(번 유니언) 연차총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은행에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4% 정도 예상한다”면서 “세계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 동아시아와 유럽의 성장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미국에서도 3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블딥’ 우려에 대해선 지속적인 재정정책 사용과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역할 재설정, 중앙은행의 ‘저금리’ 통화정책 등 3가지가 전제될 경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적자를 계속 사용해야 하고, 소비와 저축율 측면에서 세계와 미국의 관계를 재구성해야 한다”면서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소비를 이끌었는데, 그러한 소비를 동아시아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은행들이 미래에는 어느 정도 이자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겠지만, 통화정책과 관련해 중앙은행이 조심스럽게 움직임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다”면서 “이러한 세가지가 더블딥 위험을 줄일 것이다. 은행들도 3개월 전만 해도 더블딥 가능성을 많이 우려했는데, 은행권에서도 지금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선 “G20(주요 20개국)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이야기했듯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출구전략 사용시기도 전세계적 시기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가 출구전략을 사용한 것은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라며 “출구전략과 관련한 논의는 내년 더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이고,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담스 부총재는 특히 경제위기 이후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1960년대 세계은행에서 빈국에 제공하는 저리의 자금을 차용하던 한국이 이제는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경제위기 이후 한국의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이 위기 극복에 성공적으로 일조하고 있고, 한국 정부가 여태까지 행한 조치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말 좋은 예”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은행이 위기 극복에 잘 대처했다”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본 시장이 많은 위기를 겪었는데 한국이 그렇지 않았던 이유는, 90년대 말 위기 이후 재정 시스템을 구조조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상황은 강력한 중앙은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중앙은행 감독권 강화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아담스 부총재는 이날 총회 기조연설에서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정책집행과, 1997년 금융위기의 교훈으로 경제구조와 금융 개혁을 성실하게 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단기적으로 수출과 산업생산이 ‘V자형’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절대 자만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없이 향후 5년에서 10년간은 잠재 국내총생산(GDP)와 실질 GDP의 갭이 지속될 것”이라며 “중장기적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자유무역 확대와 내수소비를 수반한 균형있는 발전이 중요하다.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으로는 경제회복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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