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의 아이콘에서 법정관리의 나락에 떨어졌던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이 과거의 영광을 넘어 비상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슨은 올해 세계 초음파 장비 시장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렸다. 글로벌 업계 순위도 5위로 훌쩍 올라섰다. 지난 2002년 부도를 맞으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지 7년 만에 세계시장 점유율 두 자리 수를 눈앞에 바라보게 됐다. 1990년대 메디슨은 창업자 이민화 회장과 함께 벤처신화의 주인공이었다. 1991년에는 제1회 벤처기업대상을 수상했으며 1996년에는 벤처기업 가운데 세계 최초로 거래소에 상장되는 기염을 토했다. 웹사이트와 회원 수만 자랑하는 다른 벤처기업들과 달리 메디슨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초음파 진단기기를 개발하며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벤처=메디슨’이라는 등식이 통용됐고 여느 대기업 부럽지 않은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잘 나가던 메디슨도 ’벤처 거품’의 붕괴와 함께 가라앉기 시작했다.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메디슨은 지난 2002년 결국 부도로 이어지면서 벤처업계뿐 아니라 경제계 전반에 충격을 줬다. 이민화 회장도 경영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메디슨이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질 즈음인 지난 2006년 2월 메디슨은 모든 채무를 변제하고 같은 해 6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지난 2003년 개발한 프리미엄 장비인 아큐빅스 엑스큐(ACCUVIX XQ)가 법정관리 탈출 계기가 됐다. 지난 2005년에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클라인리포트로부터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에서 ’최고의 성장률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07년에는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설리반이, 독창적이며 혁신적인 시장 정책을 통해 높은 성장을 이룬 기업에 수여하는 ’경쟁전략리더쉽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의 제품은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 전 세계 100여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액은 2천299억원, 영업이익은 441억원으로, 전성기였던 2000년 매출액 2천74억과 영업이익 62억원을 뛰어넘었다. 현재 메디슨의 최대주주는 41%를 보유한 사모펀드 칸서스다. 메디슨 관계자는 “메디슨의 경쟁상대는 국내업계가 아니라 GE,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이라며 “초음파진단기기 전문기업에서 글로벌 종합의료기기 회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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