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삼바·탱고의 열정, e세상에 옮겨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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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상업을 발전시키는 상황은 남미에서도 일상이 돼간다. 인터넷이라는 창을 이용해 세계 사람들에게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남미는 제3세계권이어서 정보화는 물론이고 세계화와도 공존하지 못하는 곳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인터넷은 남미 나라들의 은둔을 더 이상 참아주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남미 여러 나라에서 인터넷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처럼 보이더니, 이제는 브라질 내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러 문제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중화가 ‘느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사용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이 일부 특권층이나 상류층에만 머물러 있다. 대중화하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대중화가 느린 이유로는 PC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꼽힌다. 일반 가정 대부분이 가족용 컴퓨터조차 갖지 못한 실정이니, PC라는 것은 거의 사치품에 가깝다.

 실제로 지난 7월 브라질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 수는 6480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이들 가운데 3640만명이 집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니, 전체 인구의 6분의 1 정도가 PC를 가진 셈이다.

 브라질이 남미 다른 나라들보다 열악한 인터넷 환경을 가진 점을 감안하면, 남미도 여전히 정보화를 향해 거북이 걸음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이용료도 ‘비싸’= PC를 구입하더라도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비싼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남미에서 인터넷을 쓰려면 다른 나라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내야 한다.

 지난 8월 17일 브라질 일간신문 ‘에스타덩’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다. 브라질 내 인터넷 인프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발전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타덩은 이와 관련, ‘상파울루에서 데이터를 초당 최대 100백만비트(Mbps)까지 전송하는 인터넷을 쓸 수 있지만, 비용이 499헤알(약 29만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1Mbps를 기준으로 보통 50∼70헤알(약 3만1500원∼4만4300원)을 지급하는 셈인데, 미국(16달러)이나 아시아 몇몇 국가(3.8달러)보다 많이 비싸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희망의 싹이 ‘트고’=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정보화 의지는 여전히 뜨겁다. 최근 아르헨티나 산 루이스 주가 발표한 인터넷 인프라 구축 계획은 좀 특이하다 못해 획기적으로까지 보인다.

 먼저 산 루이스가 어떤 지방인지를 살펴보자. 산 루이스 주는 아르헨티나 국토의 중앙이다. 인구가 45만명으로 아르헨티나 24개 지방 중에 19번째로 인구 밀도가 희박한 곳이다. 1㎢당 5.7명밖에 살지 않는다.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의 1.1%가 사는데, 땅은 넓어 7만6750㎢(대한민국의 70% 정도)에 달하는 것이다.

 이렇듯 땅 넓은 시골인 산 루이스의 알베르토 로드리게스 사 주지사는 “주 전체에서 무료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주 정부는 이를 실현하는 데 1000만페소(약 29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사 주지사는 재원의 80%를 주 정부의 세금을 기본으로 삼아 마련하고, 나머지 20%를 기업이나 개인 독지가로부터 지원받겠다고 설명했다.

 돈도 돈이지만 남한의 70%에 달하는 영토 전체에서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하려면 기술적인 문제도 있는데, 산 루이스 주 정부의 정보화디지털팀은 오래전부터 이를 준비를 해온 듯하다.

 일단 주도인 산 루이스 시에 19개 호스트 안테나를 설치해 시내 어느 곳에서나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주 내 몇몇 도시에 호스트 안테나를 설치한 뒤 최종적으로 지방 전체에 설치했다. 그야말로 산 루이스 주 전체에서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게 조치한 것이다.

 산 루이스 주는 아르헨티나는 물론이고 남미에서 유일하게 주 전체에 무선 인터넷을 구현한 사례다. 작은 소도시 전체에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한 사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광범위한 구역 전체에 무선 인터넷을 실현한 것은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산 루이스 주 정보화디지털팀은 무선 인터넷을 주민들이 최대한 이용하도록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PC 가격의 50%까지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게 했다. 나머지 금액도 20개월 무이자 할부로 낼 수 있게 함으로써,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컴퓨터가 아니라 최고급 컴퓨터를 구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지난 5월까지 산 루이스 주민의 70%가 PC를 샀고, 주 내 어디서나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즐기고 있다.

 산 루이스 주는 ‘정보의 지방’으로 바뀌고 있다. 먼저, 주 전체에 인터넷이 포설되면서 공공기관 사무가 정보화했고,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또 인터넷을 이용해 공공 의료나 사회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주민에게 빨리 전달하는 등 행정력을 높였다.

 다른 주에 정보화 기술을 수출하기로 한다. 이미 아르헨티나 지방정부 여러 곳이 산 루이스의 정보화체계를 도입해 사용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산 루이스 주지사와 정보화디지털팀의 야심은 이제 막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정보화에 익숙한 세대로 성장하는 산 루이스 주 학생들의 미래가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 안에서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인재와 기업이 탄생해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세계화와 정보화로 나아가려는 남미 나라들이 산 루이스를 주시한다. 작은 조그만 지방인데다 산물이 많지 않은 곳이지만, 세계를 상대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가는 산 루이스 주는 특별한 사례로서 아르헨티나와 남미의 정보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 두 이구아수(브라질)=박소현 세계와 브라질 블로거> infoiguas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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