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한-인도 CEPA’ 전자업계엔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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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인구의 인도 시장이 활짝 열렸다.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인 이 시장이 우리나라에 본격 개방된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지난해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인도를 상대로 90억달러 이상을 수출했고 60억달러를 수입했다. 양국 교역 규모를 보면 인도시장은 이미 우리에게 활짝 열려 있다. 그럼에도 이 시장이 더 활짝 열린다고 표현한 이유는 두 나라 사이에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체결돼 국회 비준만 거치면 내년 발효되기 때문이다.

 CEPA의 실질적 내용은 FTA와 다를 바 없다. 인도가 제조업에 평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10% 관세를 우리나라에 철폐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인도가 제조업 분야에서 아직 취약해 순차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소극적인 양허를 했지만, 매년 5∼6%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거대한 인도시장에서 경쟁국들에 비해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기대를 갖게 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인도와 협정이 발효되면 제조업 분야에서 매년 수출은 1억7700만달러, 수입은 3700만달러가 늘고 무역흑자는 1억4000만달러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인도 교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기전자 분야는 기계·자동차·화학 분야에 이어 1600만달러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시장개방에 따른 200만달러의 수입 증가를 고려하면 전기전자 분야에서 1400만달러의 흑자 요인이 더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가전제품 소비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EPA 협정을 계기로 냉장고·에어컨·선풍기 등의 백색가전 분야는 물론이고 TV·음향기기 등의 분야에서도 7.5∼10%의 관세 인하는 발효 즉시 나타난다. 이 밖에도 5∼8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될 품목이 많다. LG·삼성 등의 가전제품이 인도에서 명성을 높여가고 있지만 최근 중국과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관세 철폐는 분명 우리 전자업계에 희소식이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dhkim@ki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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