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와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명칭을 바꿔야한다는 여론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가 산업의 생태변화와 달리 명칭 자체는 구식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명칭 개정은 단순히 이름만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단지와 아파트형 공장에 대한 규제와 지원사항도 시대변화에 맞춰 변화시킨다는 뜻도 담고 있다.
◇첨단 융복합 기능 담아야=산업단지라는 명칭은 과거 1960년대 ‘수출산업공단’을 거쳐 1980년대 ‘공업단지’로 변경됐으며, 1990년대부터 지금의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도시첨단산업단지를 통칭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 산업구조 변화와 함께 단지의 모습·역할·기능, 지원시설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지식·혁신주도형 발전시대와 함께 산업단지는 첨단 지식산업의 집적지로 산·학·연·관이 상호 교류하고 협력하는 산업 클러스터이자 친기업 생태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입주기업들은 산업단지라는 이름은 단순 생산부지로 노후화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파트형 공장 역시 단순히 형태 중심의 명칭으로 제조·지식·첨단·정보통신산업이 융·복합된 기능 중심의 시설로 전환하고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명칭 변경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 거점=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국에는 742개의 산업단지가 있으며 5만6189개 입주계약업체가 665조원어치를 생산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제12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지식기반 경제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단지 입주 업종을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주도형 신산업으로 대폭 확대했다. 지식기반산업 중심으로 집중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시도다. 올해 말까지 지식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마련, 중점 육성 업종의 전면 입주를 허용할 예정이다.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명칭은 ‘첨단지식센터’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더이상 제조업을 위한 아파트형 공장이 아니라 IT벤처기업의 터전이라는 이미지를 담기 위해서다.
◇규제와 지원제도도 바뀔 것=산업단지와 아파트형공장에 대한 개명작업은 단순한 이름 개정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산업단지 입주업체 사이에서는 산업과 기술은 변하는 데 단지에 대한 규제는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봉규 산단공 이사장은 “국가 차원의 산업단지 고도화를 진행하면서 옛 규제는 없어지고 기업 지원사항은 확대되는 추세”라며 “명칭 변경은 그 하나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 사례를 보면 산업단지의 경우 스탠퍼드연구단지(미국), 에코파크타운(일본), 중관촌과학기술단지(중국)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연구·과학기술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명칭에 담아냈다. 아파트형 공장은 공장아파트(일본), 비즈니스 파크(싱가포르), 공장 빌딩(홍콩) 등으로 불리고 있다.
김승규·설성인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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