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체계 관리 美 독점 벗다

 미국이 사실상 독점 관리해 온 인터넷 주소체계에 유럽연합(EU) 등 각 국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 상무부는 인터넷 도메인을 관리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 독립적인 성격의 검토위원회를 신설, 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신설된 검토위원회는 각 국 정부의 대표들이 참여해 ICANN의 보안, 경쟁, 책임 부문 등을 평가하게 된다. 미국은 책임위원회에만 영구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ICANN은 인터넷 도메인 관리와 정책을 결정하는 비영리국제기구로 ‘닷컴(.com)’과 같은 최상위 인터넷 도메인 이름과 IP 주소 등을 할당해왔다. 그러나 1998년 설립 이후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협약(JPA)에 따라 활동과 업무를 감독받으면서 사실상 전세계 인터넷을 미국이 독점 관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정부가 ICANN에 자율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새 협약은 인터넷 탄생 40주년이 되는 10월 1일부터 발효됐다.

 그동안 EU 등은 ICANN을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어 인터넷 주소 체계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해야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해왔다.

 비비안 레딩 EU 통신담당 집행위원은 “이제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은 도메인 이름과 주소에 관한 ICANN의 결정이 더 독립적이고 믿을 만한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의 결정을 환영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새 협약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로드 벡스트롬 ICANN 대표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ICANN가 진정한 국제기구로 거듭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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