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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수출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여러 위험 요인에 직면한다.
외국에 있는 수입자가 파산을 해서 대금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수입국의 외환위기나 전쟁 등 불가피한 상황으로 송금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럴 경우 수출 기업들은 고스란히 그 모든 피해를 떠안게 된다. 이런 수출대금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한국수출보험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1992년에 설립된 수출보험공사는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지원기관으로 꼽힌다. 7500여개의 수출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수출보험 지원규모만도 170조원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수출 보험에 가입하는 기업들의 산업군이 다양화되면서 수출 상품의 영역도 넓어졌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휴대폰, LCD,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문화 컨텐츠 상품이 최근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비인기 스포츠 종목인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대표’에 영화 제작비 20억원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례들이 많다. 이런 비즈니스 확장에 따라 수출보험상품도 갈수록 복잡화·다양화되면서 관련 IT시스템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보험공사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선임된 김시균 이사는 수출보험공사의 이런 급격한 성장에 적합한 IT인프라를 갖추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출보험공사는 공기업이기는 하지만 업무의 성격이 금융 산업과 비슷하기 때문에 시스템의 복잡도와 중요도 등이 시중 금융사의 시스템 못지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이사는 “수출보험공사는 계속적으로 매년 20%이상의 빠른 성장을 하고 있으며 상품 수도 20여개 이상”이라며 “인력이 크게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성장을 뒷밪침하기 위해선 선진적인 IT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편의성 향상에 집중=김 이사는 수출보험공사가 지난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반 시스템에 대한 틀은 갖춰졌다고 판단, 규모를 좀 더 늘리고 사용자 편의성과 보안 등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출보험공사의 핵심 정보시스템은 사이버수출보험시스템이다. 그는 이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사이버수출보험시스템은 7500여 기업의 수출 관련 각종 데이터가 실시간 처리되며 각 기업 고객들이 직접 접속해서 수출 관련 정보들을 확인하고 보험 처리 상황을 점검하기도 한다. 또한 이 시스템은 해외 수입자의 신용평가를 전담하는 기관과 연계돼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과 같이 국내 대표적인 수출 기업들의 경우엔 각 사의 매출정보 관련 시스템들과 직접 연결돼 있다. 이들 대기업의 경우 수출품목과 물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수보의 수출보험시스템과 직접 연계해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고 있다. 이들 외에도 수보는 코트라, 무역협회 등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많은 만큼 각 유관기관 시스템간의 연계도 필수적이다.
그만큼 사이버수출보험시스템은 수출보험공사의 ‘얼굴’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시스템이다. 그는 이 사이버수출보험시스템의 내외부 고객 만족도 향상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김 이사는 “지난달부터 사용자경험(UX)에 대한 전사적인 진단을 하고 있다”며 “시스템이 제공하는 기능들을 고객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출보험공사측은 이런 사용자 편의성에 대한 부분을 지난 차세대 프로젝트때부터 강조해왔다.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를 적용해 사이버수출보험의 신청에서부터 담당자가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고객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내부 개발자들을 위해선 비즈니스 룰 기반의 상품관리시스템을 적용해 상품별 특징을 시스템에 사전에 등록해 상품 개발과 변경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이사는 “개발된 상품에 할인을 적용하는 등의 간단한 변경 작업은 거의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고, 새로운 상품의 경우 기존에는 6개월정도의 기간이 소요됐지만 이제는 3개월이면 가능할 정도로 업무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정보보안 체계 강화=김 이사는 다양한 기업들의 수출 정보를 사내에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보보호 강화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그는 올해 지식경제부 산하 사이버안전센터와 연계해 보안관제 센터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며,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과 해킹 등의 보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정보보안 컨설팅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DDoS 관련 장비는 도입한 상황이지만 보다 고도화된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보보안 컨설팅 작업에 나선다. 그는 이번 컨설팅을 통해 외부에서 사내 시스템에 불법적으로 접근이 가능한지, 내부 시스템에 있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얼마나 되는지 등 보안 취약점에 대해 다양하게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김 이사는 “실전 못지않은 모의 해킹을 통해 어떤 점이 취약한지 알아보고 종합적인 보안관리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라며 “향후 망 이중화 사업 등 지속적으로 보안 분야에 관심을 두고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해 나갈 예정지만 물리적 보안과 관련해서는 수출보험공사를 찾는 고객들의 불편을 가중하는 만큼 신중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보보안 체계 강화와 함께 대대적인 서버 교체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예산이 넉넉치 못한 관계로 교체하지 않고 재활용하고 있는 서버들을 내년에 모두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그는 교체하는 서버들은 모두 소비전력을 최소화하는 서버들을 도입해 그린IT를 실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 김시균 이사는
1982년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수출입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1993년 수출보험공사의 영업부 과장으로 옮겨와 런던사무소장, 경기지사장, 강남지사장, 중소기업사업부장 등을 거쳐 지난 8월 수출보험공사의 최고정보관리자(CIO) 자리에 올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