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과 공유를 저해하는 주범은 누구인가?’
이동통신시장의 선두주자 AT&T와 인터넷시장의 최강자 구글이 ‘네트워크 중립성(Net Neutrality)’을 내세워 상호 흠집내기에 나섰다.
AT&T는 구글이 개발한 인터넷 전화프로그램 ‘구글보이스’가 네트워크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며, 25일(현지시각)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소했다. 현재 FCC는 AT&T가 애플과 함께 아이폰의 앱스토어에 구글보이스 탑재를 거부했다는 구글의 제소를 받아들여 조사 중이다.
통신과 인터넷이 융합되는 차세대 모바일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두 회사가 맞제소라는 초강수를 뒀다.
◇AT&T, 주범은 구글=AT&T는 FCC에 보낸 서한에서 구글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특정 지역 사용자들의 통화를 고의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구글의 행위는 FCC가 제시한 네트워크 중립성의 주요 원칙을 위반한다는 게 AT&T의 지적이다. FCC는 △사용자가 네트워크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콘텐츠 업체들 간의 경쟁으로부터 혜택을 얻어야하고 △사업자는 다른 통신업체로부터의 공정한 접속을 차단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표방하고 있다.
AT&T의 주장에 따르면 구글보이스는 결국 전화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고, 구글은 지방 소도시 지역 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고 있는 성인 채팅 및 콘퍼런스콜 번호와의 접속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반면 구글은 구글보이스는 전화서비스가 아니라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이라 해당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차세대 모바일 시장 주도권 경쟁=AT&T와 구글은 현재 통신과 인터넷이 융합되는 차세대 모바일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구글은 휴대폰용 개방형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개발을 주도해 HTC, 모토로라 등과 함께 시장에 진입했다. 여기에 이번에 논란이 됐던 구글보이스를 통해 단일 번호로 모든 음성통화망을 연결해 쓸 수 있는 융합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AT&T는 구글의 행보가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다. 파트너인 애플을 통해 구글보이스의 시장진입을 견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 등 진보 진영의 주장에 힘입어 개방과 공유로 정책의 방향성을 정한 FCC가 어떤 해법을 내릴 지 관심이 쏠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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