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녹색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목표는 ‘세계 8대기술 강국 구현’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13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전체 예산의 30∼40%를 쏟아부으며 녹색 관련 R&D에 매진하고 있다.
산업기술연구회는 발전·저장, 에너지효율, 재료물질, 수송·물류, 폐기물 재활용, 고도 수처리 등 6개 분야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 기술사업화에 나서자는 것. 녹색기술, 녹색시장의 리드가 곧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에서 원천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녹색성장 관련 기술 개발에 125억원을 투입했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올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술 개발과제로 연료전지용 수소발생장치와 친환경인쇄회로 제조기술, 바이오 에탄올 생산기술, 무연솔더링 최적 공정 조건 구축 등 크게 네 가지에서 ‘대박’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수소발생장치 개발은 연료전지의 전압이 임계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전력을 사용하다 임계수준에 도달한 후부터는 배터리에서 전류를 끌어쓰자는 아이디어에서부터 비롯된 과제다. 현재 해외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 인쇄회로 제조 과제는 20㎚급 전도성 잉크개발과 분사공정에 적합한 최적 잉크 조성 개발이 관건이다.
ETRI는 차량정보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과 IT융합 공회전 스톱 능동제어 기술을 저탄소 녹색성장의 대표적인 기술로 내놨지만 사실 의미가 없다. 녹색성장의 핵심요소인 효율성과 에너지 절약 등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 과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뒤집어 보면 2차전지의 효율화나 IT의 조선과의 융합, 자동차와의 융합, 이동통신 사업 등 모두가 녹색기술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그린홈과 생태도시공간 구축, 저탄소 중온 아스팔트 포장기술 개발, 건설폐기물의 에너지화에 관심이 많다. 다기능 환기시스템이라든가 고성능 외단열 시스템 등의 도입, 석유연료 소비의 32%를 절약할 아스팔트 포장 신기술 개발 등에 이미 착수했다. 지난해 건기연은 녹색성장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279명이 139억원을 투입했다.
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산화탄소의 해양지중저장 핵심 기반기술과 폐전기·전자기기의 토탈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특히 토털 리사이클링 기술과 관련해서는 이미 폐전기·전자기기로부터 유용물질을 회수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침출 파일럿을 제작, 운전하고 있다.
지난해 녹색기술 개발에 274억원을 투입했던 한국기계연구원도 12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올해 녹색기술인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로터이용 여과장치’ 개발 등에 가속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름은 아직 공개할수 없지만 국내 굴지의 화학업체와 여과장치의 대량생산 준비를 진행 중이다.
기계연은 대관령 풍력 실증연구단지도 인수하고 대형 풍력시험동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함께 기계연은 시간당 700㎾의 전기생산이 가능한 국산엔진을 이용한 매립가스 발전시스템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계연은 이 기술로 6개월간 150만㎾의 전력을 생산, 한국전력에 공급할 경우 연간 5억원가량의 발전 수익이 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밖에 재료연구소가 풍력발전용 증속기 및 나노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요소기술,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실리콘 태양전지 고효율 및 초박형 제조공정, 한국전기연구원이 200㎾급 신재생 에너지전력시스템 및 유연디스플레이용 투명전극 필름, 한국화학연구원이 이산화탄소로부터 메탄올을 생산하는 실증 플랜트 패키지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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