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뉴IT, 신시장을 열다-LEVANT 시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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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던 중동·아프리카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고갈에 대비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이들 국가에서 IT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닫혀 있는 빗장을 풀고 국왕이 직접 나서서 강력하게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등 상황도 다양하다.

 아랍 지역은 인터넷·컴퓨터·통신 등 각 분야 시장 규모가 연간 두 자릿수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 등은 가장 부지런히 IT를 배우는 나라들이다. 두바이의 경우 지난 2000년 두바이 인터넷시티를 조성해 IBM·HP·오라클 등 글로벌 IT기업을 유치한 바 있는 중동 IT 1세대 국가다. 이들 나라 외에도 시리아·이라크·요르단 등이 최근 천천히 경제상황을 회복하며 IT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매스티지마케팅 시장, 시리아=시리아 정부는 통신 인프라 확충과 이용환경 개선, 통신 관련 제도 개선 등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정보통신 분야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유선 부문에서는 2005년 유선전화 라인 증설, 전화 개설 비용 인하, 무료전화 적용 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며 관련 산업을 부양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시리아 통신공사와 합작으로 유선전화 교환기 시스템 업체인 ‘ST삼성’을 설립하기도 했다. 무선전화 부문에서는 시리아 통신공사의 민영화 및 경쟁체제 도입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 중이다.

 북한 수교국인 시리아는 정치적으로 우리나라와 관계가 없지만 IT분야만큼은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시리아 IT산업 육성 및 국내 관련 기업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IT플라자’ 건립을 지원했다.

 민간 기업의 성과도 눈부시다. LG전자는 LCD와 PDP TV 등 첨단 제품 분야에서 꾸준히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시리아 시장 점유율 27%로 1위를 차지할 정도다.

 다른 아랍권 국가에 비해 프리미엄 시장 비중은 작은 편이다. 한 예로 현대자동차 차종 중 중형인 아제라(Azera TG 3.0모델·한국명 그랜져) 판매량이 가장 많다. 최상위층이 아닌 10%의 중상류층의 소비가 높다. 중동 시장 전문가들은 “중고가 한국 제품 마케팅 여지가 충분한 시장”이라며 “빈부격차 및 시장 양극화를 적절히 이용하는 마케팅 전략 수립과 추진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미지의 땅, 이라크=이라크는 아랍 국가 중 IT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다. 오랜 시간 겪은 정치적 문제와 전쟁 등 때문이다.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를 믿는 이 나라는 세계 2위의 원유부존량과 천연가스 등이 있음에도 경제적으로 취약하다.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관과 리 해밀턴 전 하원의원이 이끄는 ‘이라크연구그룹’도 이라크의 안정은 경제적 성패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결국 그 근본에는 안보·정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라크의 경제성장률은 2007년부터 다소 회복세로 돌아섰다.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자유무역과 수출입 상품에 대한 관세부과 등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는 저항세력의 조직적인 전력 및 원유 파이프라인과 통신 및 기간시설에 대한 파괴·테러로 상당액의 복구 자금 투입에도 저성장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걸프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걸프전 이전에는 현대·한양·삼성 등 다양한 건설업체와 삼성물산·대우·현대·럭키금성 등 종합상사가 진출해 있었으나 걸프전 이후에는 현대를 제외하고 모두 철수했다. IT 산업은 이라크 정부부처 중 전력부에서 담당하며 전기요금이 싼 값에 고정돼 있다.

 ◇레반트 시장의 거점, 요르단=요르단은 안정적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중동 국가 중 하나다. 수도 암만에는 글로벌 IT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다.

 국내 삼성전자·LG전자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현 압둘라 국왕 취임 이후 펼쳐진 강력한 경제개혁, 개방정책 등 덕분이다. 지난 1980년대에 두 차례 외환위기를 겪은 후 IMF 등 국제기구의 원조도 글로벌 인사이트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경제개혁과 개방정책은 수치로도 나타나 있다. 연 10% 이상 수출 신장과 함께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 등 연 5% 이상 고성장 중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IT 제품을 요르단에 수출한다. 자동차·무선통신기기·자동차부품·공기조절기 및 냉난방기 등이 대표 수출 상품이다. 요르단과의 교류는 2007년까지는 연락 지소, 분소 등 소규모로 이뤄졌으나 2008년 이후 규모가 커지고 수출 품목 또한 다양해졌다. LG전자는 우리나라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인 72명의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 성과에 힘입어 지난 7월 중동 전체 법인 아래에 있던 분소를 레반트 법인으로 독립시켰다. LS전선은 2004∼2007년 암만 시내 지중선로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최근 132㎸ 지중선 건설사업을 또다시 수주해 조만간 본격적인 공사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