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지에서 첨단 액정표시장치(LCD) 핵심소재까지…”
오는 15일 창립 55주년을 맞는 제일모직(대표이사 황백)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1954년 창립된 제일모직은 삼성물산(1952년), 제일제당(1953년)과 더불어 삼성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불린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우리는 섬유사업으로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산업시대를 열었고, 80년대에는 패션브랜드 시대를 열었다”며 “90년대 진출한 케미칼 합성수지사업은 당시 국가 전략사업이었던 석유화학 산업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자랑했다.
제일모직은 2000년대 이후에는 전자재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제품이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휴대폰, LCD TV,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핵심소재 공급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케미칼 합성수지와 전자재료 부문의 수출 비중이 각각 80%와 94%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사업구조가 정착됐다고 말했다.
창립 당시 임직원 49명에 연간 매출이 9천100만원에 불과했던 제일모직은 2008년 현재 3천118명의 직원에 3조7천27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제일모직의 매출 비중은 케미칼(47.6%), 패션(28.1%), 전자재료(21.9%), 직물(2.4%) 순으로, 화학분야가 주력사업이 됐다.
제일모직이 변화한 사업내용과 다르게 직물회사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사명(社名)을 유지하는 것은 지금의 삼성그룹을 있게 한 모태 기업으로서의 자부심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11일 경기도 의왕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에서 개최한 창사 기념식에서 ’첨단소재와 감성의 크리에이터(창조자)’라는 미래비전을 제시하며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황백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경쟁상대와 사업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산업재편기를 맞아 제일모직이 글로벌 삼성의 밑거름이 된 지난 55년의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에 나설 때”라고 밝혔다.
이어 “100년 이상을 사는 대나무는 오래되어도 두꺼워지지 않고, 각 마디를 통해 늘 새로운 성장을 지향한다”며 “제일모직만의 고유한 기술로 이전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소재를 개발해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나눔이 만드는 희망세상’ 공익캠페인을 서울과 의왕 등 전국 5개 사업장에서 진행했다.
이 회사는 의류 7천여 점과 임직원 기증품 1만5천여 점을 판매해 거둔 수익금 1억여 원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해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는 의왕 지역 어린이들을 돕도록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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