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 영화의 흥행기록을 다시 쓴 ‘괴물’의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주인공인 ‘괴물’을 외국의 컴퓨터그래픽(CG)기술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인기 만화가 강풀이 시나리오를 쓰게 될 ‘괴물2’는 순수 우리 CG로 제작된다.
이인호 매크로그래프 사장(41)은 ‘괴물2’로 전 세계에 국산 CG기술의 우수성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괴물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외국 기술에 의존해 자존심이 상했다”며 “괴물2 제작 소식이 들리자 직접 괴물을 CG로 제작해 제작사인 청어람에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청어람 측도 이 사장이 만든 영상을 보면서 우수성을 인정해 괴물2의 CG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괴물의 가장 핵심은 CG로 괴물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만드는 ‘크리처’ 기술. 이 사장은 “물에서 괴물이 헤엄치는 모습, 도심에서의 추격 장면 등 고난도의 기술이 들어간 장면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의 이 같은 자신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디지털액터를 만들고, 국내 최초로 할리우드 영화의 CG 전반을 제작한 경험이 바탕이 돼 있다.
이인호 사장은 ETRI에서 디지털액터팀장으로 일하며 2006년 정우성·김태희 주연의 영화 ‘중천’에 쓰인 디지털액터 기술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2년 6개월전 매크로그래프를 창업한 직후 이연걸·성룡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포비든 킹덤’의 CG를 제작하며 국내 CG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국내 CG 산업의 선진화를 이끈 그이지만 국내외 경기침체로 영화 시장까지 어려워지면서 이 사장과 매크로그래프 역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는 최근 괴물2와 또다른 할리우드 영화의 CG 제작을 맡게 되면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직원들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좋은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인 것 같습니다. 특히, 괴물2는 단순히 후반작업이 아니라 기획단계에서부터 CG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기 때문에 참여도가 남다르고요.”
괴물2는 ‘2009 글로벌 프로젝트 기술개발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약 2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그는 최근 국가적으로 CG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싱가포르, 영국과 같은 후발 국가 역시 투자를 지속하는 만큼 더욱 실질적인 지원이 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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