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연료전지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우려와 희망이 동시에 교차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평가 전문 기관 이디리서치(대표 서주원)가 공동 실시한 연료전지 부문 그린에너지기술지수(GETI:Green Energy Technology Index)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평균 이하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0.5점을 얻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는 현대자동차·삼성SDI 등 국내 기업이 급부상해 경쟁력 강화에 희망감을 던졌다.
연료전지 부문 평가에서 미국은 10.1점으로 일본(6.3점)을 크게 앞지르며 1위를 차지했다. 199건의 등록특허를 가진 캐나다(1.3점)와 195건의 등록특허를 통해 0.8점을 얻은 독일이 3, 4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76건의 등록특허를 보유, 0.5점으로 평가돼 5위로 나타났다. 이는 2차전지 2.5점(세계 2위), LED 1.2점(세계 4위)의 성적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0.3점인 태양전지와 함께 연료전지 부문의 취약한 국가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별 평가에선 긍정적인 신호들이 포착됐다. 실제로 삼성SDI는 과거 181위에서 최근 5년간(2004∼2008년) 평가는 14위로 글로벌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2004년까지 등록특허가 전무해 평가 대상에서 빠졌으나, 2005년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40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연료전지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현대자동차는 2005년 4건의 특허 등록을 시작으로 2006년 5건, 2007년 3건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올해도 이미 1건의 특허를 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특허 등록 외에 수소연료전지차 생산에 필요한 공급망 구축에 착수, 행보가 주목된다. LG전자 역시 작년부터 미국 특허등록(총 4건)에 나서 국내 기업들의 특허 등록 열기를 반영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2000년 이후 매년 1∼2건의 꾸준한 특허 등록으로 우리나라 연료전지 산업에 힘을 더했다. KIST는 특히 최근 5년 내 등록한 특허의 절반가량이 우수특허로 나타나 특허의 질적인 부문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이현순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부회장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과 국내 대학 및 연구소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홍택 KIST 원장도 “1980년대 후반부터 연료전지를 연구해 왔으며 국내 최대 규모인 박사급 27명의 연료전지팀이 일궈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강욱 ETRC 연구기자 woo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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