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넘은 SW 수출 비결은 `우공이산`

 수년 동안 수출에 공들인 소프트웨어(SW)기업들이 열매를 걷어들이고 있다. 이들의 성장이 불황 속에 더욱 빛을 발하면서 수출 성공비결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라콤아이앤씨·알티베이스·지란지교소프트·파수닷컴 등이 올해 해외 대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주목할만한 수출 성과를 쏟아냈다.

 SW업계는 그동안 ‘수출이 힘들다’는 말이 굳어질 정도로 수출과 관련된 뼈아픈 실패 경험이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진 교훈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성과를 기록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수출 실적 줄이어=미라콤아이앤씨(대표 백원인)는 상반기 중국과 독일 등지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그린IT 분야의 제조기업과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올해 수출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매출은 200억원가량을 올릴 예정으로 수출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알티베이스(대표 김기완)는 5년 전부터 중국 시장 개척을 시작해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들이기 시작했으며 이미 상반기에만 10억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수출이 10억원대가 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국 통신사들이 주요 공략 대상으로 차이나모바일은 5개성, 차이나텔레콤은 4개 성에서 알티베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국내 매출과 현지에서 파트너가 올리는 매출 규모가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수닷컴(대표 조규곤)은 히다찌건기에 이어 올해 NTT PC커뮤니케이션즈·시바타가스 등의 대기업과 DRM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 대형 SW 유통기업인 아이콘, 영국의 디스트리뷰티 등과 파트너계약을 맺어 미국과 영국 시장 진출 기반도 다졌다.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은 올해 지난해 일본 수출의 두 배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스팸 방지 솔루션이 인기를 얻기 시작해 올해는 매출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 서비스 체계로 성과=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장기간에 걸쳐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이다.

 제조업에 필요한 생산관리솔루션 등을 전문으로 하는 미라콤아이앤씨는 특정 분야를 타깃으로 정하면 해당 시장 리서치를 시작한다. 같은 제조업이라도 늘 새로운 분야를 공략함으로써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올해 주목한 분야는 신재생에너지와 그린IT 분야로 불황 속에서도 주목받는 분야다. 이 분야를 공략함으로써 수출에 성공했다.

 알티베이스도 5년 동안 공을 들였다. 2004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한 후 10억원대에 접어든 것은 올해 처음이다. 그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일본 품질 요구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4년이 걸려 이같은 성과를 일궈냈다.

 또 파트너를 활용해 현지 서비스 체계를 공고히 구축했다는 것도 이들의 성공 배경이다. 알티베이스는 현지 파트너와 신뢰를 쌓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이들이 없이는 시장 공략이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이익률도 높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미라콤아이앤씨도 시장조사는 직접했지만 현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형 파트너와 계약을 늘려가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무리한 진출보다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와 제휴를 맺는데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티원(대표 이수용)과 투비소프트(대표 김형곤) 등의 기업들도 올해 일본 대형 파트너와 제휴를 잇따라 맺으면서 내년에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사장은 “많은 국내기업이 수출을 시도했지만 현지 서비스 체계와 신뢰를 구축하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무리한 욕심보다 이러한 체계를 갖추려는 단계적인 노력이 성과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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