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Unix) 소스코드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이 서버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또 다시 부상했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유닉스 코드에 대한 노벨(Novell)의 소유권을 인정한 기존 판결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각) AP·IDG뉴스 등은 미 10차 순회 항소법원이 2007년 8월 유닉스 코드에 대한 소유권이 노벨에 있다는 유타 지방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며 소유권 결정을 위한 재판을 다시 명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유닉스 코드에 대한 소유권을 두고 노벨과 법정 다툼을 펼쳐온 SCO그룹의 후속 대응에 속도가 더해져 HP·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유닉스 서버 업계와 리눅스 진영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벨은 물론이고 IBM을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1969년 AT&T에서 개발된 유닉스는 BSD·SYS V 등 계열로 분화됐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솔라리스, IBM의 AIX, HP의 UX 등이 대표적인 유닉스OS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는 리눅스OS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1993년 노벨은 3억달러 이상을 들여 AT&T로부터 유닉스의 소유권을 인수하고 2년 뒤 유닉스 관련 사업을 SCO에 팔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해당 매각건이 코드 소유권을 포함하는 지를 두고 두 회사의 입장이 달라 결국 오늘의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2003년 리눅스가 노벨로부터 사들인 자사 소유의 유닉스 코드에 대한 불법적인 파생물이라고 주장해온 SCO는 IBM이 판매 중인 유닉스AIX에 대한 라이선스가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리눅스에서 유닉스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10억달러의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듬해 노벨 측이 유닉스의 소유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사간 법적 갈등이 촉발됐다.
SCO는 이후 리눅스 사용이 SCO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1500개 대형기업에 발송하는 등 공세에 나섰지만 2007년 8월 유타법원은 유닉스 코드에 대한 노벨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이는 곧 IBM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의 기각으로도 이어졌다.
이 와중에 한해 2억5000만달러에 달했던 매출이 1500만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SCO는 결국 경영난에 빠져 같은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SCO의 달 맥브라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에게 있어서) 소유자산을 보호하는 일이자 생존의 문제”라며 “이번 항소심 판결은 IBM에 대한 SCO의 주장이 타당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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