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CTV업체들이 고해상도 기술경쟁에서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업체를 제치고 세계 선두로 나섰다. 씨앤비텍, 삼성전자, 삼성테크윈은 지난 5월부터 잇따라 수평해상도 600본 고해상도 CCTV의 양산과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CCTV시장을 석권해온 소니, 파나소닉, JVC의 최고급 CCTV가 자랑하는 수평해상도는 560∼570본에 머물고 있다. 한국산 CCTV가 고해상도 경쟁에서 처음으로 일본제품을 이긴 것이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CCTV제품은 수평해상도 500∼550본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도 세계 CCTV시장은 600본 이상의 고해상도 제품으로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국내 CCTV업체들은 일본보다 앞서 수평해상도 600본을 구현하는 영상처리칩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일본 CCTV업체보다 반년 가까이 앞서는 기술적 우위를 누리게 됐다.
CCTV전문업체 씨앤비텍(대표 유봉훈)이 지난 5월 양산한 600본대 고화질 CCTV(모델명 CNB-ECM20)를 미국 모 영상보안업체에 대규모 OEM수출하는 계약을 앞두고 있다. 씨앤비텍은 올초 CCTV에 들어가는 600본 영상신호처리칩 모나리자를 국산화하면서 600본대 고화질 CCTV시장에 세계최초로 진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대표 이윤우)는 지난 6월부터 수평해상도 600본대를 구현하는 고화질 CCTV ‘A1 카메라’의 양산에 들어갔다. CCTV사업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경쟁해온 삼성테크윈(대표 오창석)도 자체 개발한 5세대 영상처리칩을 탑재한 600본대 CCTV(모델명 SDC-435)를 지난달 시중에 출시했다. 국내 CCTV 3사는 내년부터 600본대 고화질 CCTV수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하에 해외 바이어들과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일본업체들은 차세대 CCTV로 650본 고화질 영상기술을 개발 중인데 완제품이 출시되려면 몇달 더 걸릴 전망이다. 소니가 선보인 650본 영상처리칩(모델명 에피오)은 우수한 화질에도 불구하고 특수한 규격의 전용 CCD가 필요해 가격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씨앤비텍의 노재경 연구소장은 “요즘 600본대 고해상도 CCTV시장은 한국기업들이 싹쓸이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서 일본보다 6개월은 앞섰기 벌어졌기 때문에 내년까지 기술우위가 유지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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