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GAME] 게임세대의 게임연구

Photo Image

  ‘게임 세대가 게임을 연구하다.’

게임이 여가문화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사회·심리·경제·아동발달 등 각 분야에서 풍부한 게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게임연구의 특징은 게임을 하고 자란 세대들이 게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에 따라 과몰입 및 폭력 등 부정적 게임연구 위주에서 탈피, 인터랙티브 미디어로서의 게임의 기능과 역할, 효과 및 활용방안 등 보다 미래지향적인 관점의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에서는 게임의 효과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임이 사람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손놀림 기술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복강경 수술을 하는 의사 22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게임을 하는 의사들이 그렇지 않은 의사보다 수술시간을 27% 더 단축시켰고 37%는 실수를 덜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세계적인 미래 전략가 존 벡은 ‘게임세대’라는 연구를 통해 게임 세대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가치관과 사고 방식을 배운다고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특히 불확실성이 판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게임세대는 그렇지 않은 세대보다 자유로운 상상과 실패에 대한 의연함을 무기로 강력한 경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A&M 국제대학의 크리스토퍼 퍼거슨 교수는 올 초 “정부 보고서와 각종 사회과학 연구소의 범죄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게임과 교내 총기사건의 연관관계를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며 “오히려 상당수의 자료는 둘 사이의 인과관계와 반대되는 쪽으로 나타나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온라인게임 관련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도영임 연세대 심리학과 박사는 지난 7월 ‘온라인 게임세계 속에서 경험하는 자기인식과 자기변화’ 연구에서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사용자들이 게임 세계를 현실의 연장으로 생각하며 다양한 자아를 경험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 박사는 넥슨의 MMORPG ‘마비노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57개의 게임 행동 문항을 제시한 결과, 온라인 게임을 놀이공간으로 받아들였던 사용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 세계를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통제력을 확장하는 곳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게임 등 디지털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외부 활동에 소극적이며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깬 논문도 나왔다. 장현영 명지대 여가경영학 석사는 프로야구 팬과 야구게임 이용자 300여명을 조사, 야구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오프라인에서 야구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연구 논문은 아니지만 그라비티의 개발자 차영훈씨가 펴낸 ‘게임을 알아야 아이와 통한다’는 현장 전문가의 입장에서 부모의 열린사고가 아이의 게임문화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