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e북 시장에서 ‘공개 표준’ 이슈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최근 ‘킨들’로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의 대응이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소니가 올해 안에 랜덤하우스·하퍼콜린스 등 출판사들이 포함된 워킹그룹의 공개 표준인 ‘e펍(Pub)’ 포맷으로 된 e북만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13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소니가 e북의 공유나 복사 횟수를 제한하는 복제방지SW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도 덧붙였다.
소니의 이 같은 행보는 발아기의 e북 시장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공개 표준에 따른 e북 콘텐츠의 보급으로 관련 단말의 판매확대를 꾀하는 한편, 아이튠스와 아이팟을 통해 디지털 음반 시장을 장악한 애플처럼 아마존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소니는 이달중 자사의 e북 단말인 ‘리더’의 새 모델을 아마존 킨들보다 100달러 가량 저렴한 199달러에 공급하고 e북 콘텐츠도 아마존과 같은 9.99달러로 내린다고 밝히며 아마존을 겨냥한 공세의 신호탄을 올렸다.
현재 e북 시장은 특정 단말기에서만 전자책 파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환성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e북은 이 회사의 킨들이나 아이폰SW를 통해서만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일부 출판사들과 전자 업체들은 단일 기술표준이 적용된 e북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되도록 해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소니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한 e북은 ‘리더’는 물론이고 e펍을 지원하는 플래스틱 로직의 ‘e리더’(내년초 출시예정) 등 다른 단말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소니의 스티브 하버 전자책 부문 사장은 “향후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e북과 관련 단말의 확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개표준 도입과 관련해 업계 일부에서는 아마존이 이를 수용하는 대신 다른 단말기용 킨들SW를 잇따라 제공하며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태블릿PC 출시설과 관련된 애플의 행보도 관심사로 제기됐다.
가트너의 앨런 와이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태블릿에 공개표준을 선택하면 아마존도 지금의 폐쇄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출판협회에 따르면 미국내 e북 판매는 지난 6월 1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36.2%의 급격한 신장세를 보였다. 아마존은 e북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전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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