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 와이트리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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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커피 전문점에는 많은 이가 탁자에 노트북을 얹고 몰두하고 있다. 한창 재미있게 인터넷으로 시간을 때우는데 전원이 나가버리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운 좋게 전원 코드가 있는 자리를 차지한다면 모를까 아무리 배터리 성능이 좋아도 대개는 두세 시간이다.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고 노트북 전원을 꺼야 한다. 선 없이 노트북을 충전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절실해지는 순간이다.

 ‘어댑터를 챙길 필요 없는 노트북PC, 주머니 안에서 충전되는 휴대폰, 전기 코드가 없는 TV…’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아이템이다.

 와이트리시티 기술로 이제 이런 상상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됐다. 와이트리시티는 공명현상(resonance phenomenon)을 이용해 전기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구리 동선 코일로 만든 전송기와 수신기를 각각 벽과 전자제품에 심어둔다. 하나의 물체에 어떤 주파수 에너지를 쏘면 그 물체가 진동하는 현상을 이용했다.

 나무, 금속이나 전자제품 등 방해물을 설치해도 전기가 전해진다. 전력 전송률은 약 40%다. 인체에도 무해하다. MIT 연구진은 2007년 2.4m 떨어진 60와트 전구에 불을 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무선 전력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는 MIT 연구진은 내년 혹은 늦어도 내후년께 와이트리시티 기술을 상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름을 그대로 본뜬 회사도 만들었다.

 최근 연구진은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TED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한층 진보된 기술을 선보였다. 콘퍼런스에서 휴대폰과 TV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데 성공한 것.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G1에 송신기를 장착해 무선으로 충전되는 모습이 관객에게 공개됐다. 시판되고 있는 TV도 마찬가지다.

 에릭 길러 와이트리시티 CEO는 “깔끔한 거실을 원해 벽걸이형 TV를 주문했지만 툭 튀어나온 케이블 때문에 난감한 적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 못난 케이블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와이트리시티는 건물에 무선 전력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향후 수조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길러 CEO는 “매년 400억개의 일회용 배터리가 소비되고 있다”며 “와이트리시티는 무자비하게 낭비되고 있는 일회용 배터리와 전선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1년이면 와이트리시티가 일반인에게 보급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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