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칩 `본게임` 펼쳐진다

발광다이오드(LED) 핵심 후방산업인 칩 시장에서 이른바 ‘본 게임’이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LG가 그룹내 LED 수요를 발판으로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전통적인 강자였던 서울반도체를 제치고 맹주로 부상하는 추세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이들 대기업들의 대규모 양산 투자가 시작되면 대기업들과 전문 업체들간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출범한 신생 업체 삼성LED(대표 김재욱)는 지난 2분기 1470억원의 매출을 기록, 1159억원에 그친 서울반도체를 제치고 역대 처음 1위에 올랐다. 서울반도체는 LED 칩 생산 자회사인 서울옵토디바이스의 매출 90억원을 합쳐도 삼성LED에 한참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LED 사업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1위를 고수했던 서울반도체는 올해부터 선두 자리를 삼성LED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03.1% 증가한 122억원을 기록했다.삼성LED는 올해 삼성전자의 LCD TV용 LED 백라이트유닛(BLU) 수요만 감안해도 연매출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도 최근 들어 본격적인 외형 경쟁에 들어갔다. LG이노텍은 지난 분기 LG전자의 휴대폰·BLU 수요에 힘입어 LED 칩·패키징 매출액이 역대 최고인 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비해 무려 23%나 급신장했다. 특히 3분기부터 42·47·55인치 등 대형 LCD TV용 LED BLU 양산에 착수하고,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LG이노텍의 실적 성장은 더욱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자금난에 시달리다 올 들어 경영진 교체후 재도약을 꾀하고 있는 에피밸리도 최근 실적이 빠르게 호전되는 추세다. 에피밸리는 지난 1분기 에피웨이퍼와 칩을 합쳐 49억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2분기에는 이보다 70% 가까이 급증한 8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LED 칩 전문업체들이 아직은 대부분 패키징에 주력하면서 외형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시장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조만간 대기업들의 양산 투자가 본격화하면 국내 LED 칩 시장도 삼성·LG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며 “전문업체들은 소위 세컨드 벤더로 시장 영역을 구축해 갈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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