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실시간으로 최적의 전력수요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순수 우리 기술로 구현하게 될 전망이다.
2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필요한 만큼만 발전소를 가동하게 하는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K-EMS)이 내년 10월이면 완벽 구축된다. 전력거래소 주도로 한전KDN과 전기연구원·LS산전 등 총 21개 기관과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개발 진척도는 80%에 이른다. 백업센터인 한전 천안지사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정부 실용화 과제로 2012년 사용연한이 끝나는 기존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대체하게 된다.
EMS는 IT 기술과 전력계통 운영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1000만㎾ 이상의 대규모 전력계통에 필수 설비다. 미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일부 선진국의 메이저 제작사가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 개념은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발전원가가 가장 적게 드는 발전기부터 가동토록 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100% 자동화했다.
K-EMS는 우리나라 전력계통 운영 실정에 맞는 시스템과 응용프로그램을 독자 기술로 개발한 것으로 발전소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더라도 전력망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게 관건이다. 예기치 않게 발전소가 가동을 정지하거나 전력수요가 급변하더라도 전체적인 전력망 운영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발전설비의 가동·정지는 설비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수요예측은 매우 중요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K-EMS는 기존 EMS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으나 전력수요 예측이나 최적 발전계획 도출 속도가 5배가량 빨라져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
수도권의 전력수요가 높아 345㎸나 765㎸의 초고압 송전선로에 부하가 걸리면 154㎸ 선로로 전환해 송전할 수도 있다. 고속도로가 막히면 교통흐름이 원활한 국도나 지방도로 우회하도록 안내하는 지능형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 이같은 최적화된 급전계획으로 총 연료비의 0.03%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전력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연료비가 연간 6조원에 달하고 있어, 1년이면 200억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5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투자비용을 3년이면 회수하고도 남는다.
또 국내기술로 개발된 ‘실시간 가격 계산’ 소프트웨어와 K-EMS개발을 통해 축적된 기술은 스마트그리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력거래소 이효상 K-EMS 팀장은 “해외 제품을 도입하다보니 핵심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심화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막대한 유지·보수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은 현재 전력거래소에서 운영 중인 에너지관리시스템의 교체주기에 맞춰 개발한 제품으로 기존 시스템 대체가 우선 목표고 동남아나 중동·남미 등에 수출하기 위한 산업화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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