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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중국의 투자자 자오 단양은 210만달러를 내고 워런 버핏과 한 끼 점심식사를 했다. 이 금액은 미국의 자선재단인 글라이드재단을 후원하기 위한 행사였다. 점심 한 끼를 먹기 위해서 엄청난 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도대체 그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그 많은 돈을 내면서 점심을 먹었을지 궁금증도 든다. 일반적으로는 돈 많은 사람들의 치기어린 행동쯤으로 해석됐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다른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 중국인 투자자가 워런 버핏과 210만달러의 식사로 14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버핏과의 식사는 이 중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가치가 상승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주식이 급등했고, 이 중국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가치가 상승해 식사값 7배의 수익을 올렸다. 결국 이 중국인 투자자는 과감한 투자로 이익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중국인 투자자가 본인이 소유한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기 전까지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무모한 사람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그리고 전형적인 졸부로 이해됐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 가치의 상승으로 7배의 수익을 올렸다는 결과를 놓고 보면 이 중국인 투자자는 과감한 투자로 이익을 극대화한 경영의 귀재로 인식될 것이다. 결국 행위의 평가가 어떠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실제 행위의 직접 평가는 오류를 범하기 쉬우며 이 행동이 의미하고 있는 요인까지를 포함해야 객관적이고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다.
대북사업도 마찬가지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꾸준히 진행돼 온 대북사업은 아직 그 평가를 내리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 아직까지 초기의 환경을 조성하고 더욱 발전적인 내용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다. 그런데 이러한 대북사업을 너무 섣부르게 평가하고자 하는 흐름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대북사업을 진행했지만 얻은 것이 너무 적고 오히려 북한의 체제를 유지시켜주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흐름이다. 대북사업이 북한에 일방적인 퍼주기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대북 지원과 북핵 개발의 연계성을 언급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을 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일면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큰 오류는 남북 관계를 남북한의 좁은 틀에서만 보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 관계의 좁은 틀에서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어느 정도 객관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남북 관계를 확대시켜 남과 북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중의 하나가 남북 간 긴장관계가 완화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 신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신용도 상승은 여러 경제적인 효과를 수반한다. 채권 발행에서도 이자율에 영향을 주고 자본의 조달 등 경제적 효과가 무수히 크다. 물론 국가신용도의 상승이 남북 관계의 안정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 요인이 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일종의 광고효과인 것이다. 광고효과처럼 당장은 소비적인 행위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치의 확대를 가져옴으로써 전체적인 이익을 만들어 내듯 남북 관계의 발전이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러한 효과를 가져 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큰 신뢰와 영향을 가지게 되면서 북한은 이제 우리와 전혀 별개로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을 연착륙시킴으로써 급격한 북한사회의 변화를 피하고 완만하며 불안한 상태가 아닌 예측이 가능한 상태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큰 흐름에 맞춘 대북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지금 북한 모습은 체제 불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지금은 남북 관계를 평가하기에 이른 시점이다. 지난 시기 동안 많은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남북 관계를 그 정점을 만들어 가기 위한 출발의 시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모습만 가지고 섣부른 평가를 내리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대북 정책을 수정하거나 부정적으로 다루게 된다면 큰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긴 호흡으로 남북 관계를 봐야 할 시기다.
유완영 유니코텍코리아 회장 jamesu6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