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통신·방송업체들은 그린IT 구현을 위해 친환경 대체에너지 도입보다는 현재 소비하는 에너지량이나 이산화탄소(CO₂) 발생을 감소시키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2009 방송통신 분야 그린IT 동향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사업자들의 에너지 저감을 위한 노력은 특히 보다폰, AT&T, O₂등 통신사업자의 활동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보다폰은 전체 CO₂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기지국 운영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프리 쿨링’ 시스템을 개발,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별도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외부 공기를 이용해 전체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로 2008년 이후 설치되는 기지국에 기본적으로 장착된다. 보다폰은 오는 2020년까지 CO₂배출량을 2006∼2007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영국 O₂는 2005년 이후 현재까지 397개 소매점 가운데 330개에 ‘스마트 미터링’ 설비를 설치했다.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량을 알려 줌으로써 필요 없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장치다. 미국 스프린트 역시 지난 4월 필요 없는 애플리케이션 삭제, 2000여개 서버의 조정작업 등을 거쳐 11개월간 1만여톤의 CO₂배출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AT&T도 풍력, 태양광발전소 등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는 동시에 미국 사업장 내 PC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SW를 설치하는 등 에너지 저감 활동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그린IT 동향 보고서는 녹색 방송통신 기술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방향이 기본적으로 에너지 저감인 만큼, ICT나 방송통신 기술 자체에 이미 ‘그린’ 속성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녹색 방송통신을 위한 그린IT 개발 로드맵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수단으로 (녹색 방송통신기술의) 명확한 효과측정 방법론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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