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신축되는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대기전력 차단스위치가 실효성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12일 관계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스위치는 방 마다 별도의 배선을 통해 외출이나 취침 시 직접 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위치만 끄면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대기전력을 차단해 낭비되는 전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이미 자동으로 부하를 감지, 대기전력을 차단해주는 콘센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전력 차단스위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신축 건물의 경우 방 마다 별도로 배선을 해야하는 부담은 물론 상시 전원이 필요한 가전기기가 있는 방의 경우 무용지물이다. 기존 배전함에 있는 누전차단기를 방마다 하나씩 설치하는 셈이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홈네트워크가 실용화될 경우 강제적 전원 차단은 홈네트워크를 무력화 시킬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식경제부는 해당 스위치를 기존 대기전력 자동차단 콘센트와 함께 대기전력 차단장치라는 명목으로 통일시켜 건설업계가 둘 중에 선택해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업계가 유리한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기본적인 방침은 2개의 기기를 하나로 묶어 업체가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올 연말께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방안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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