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틈새시장은 있다. 오히려 불황기에는 새롭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성장기 시장은 안정돼 있다. 벽이 견고해서 기존 틀을 깨기가 힘들다. 불황기는 다르다. 시장이 크게 흔들리며 대기업마저도 갈피를 잡지 못한다.
불황기 소비 트렌드는 확 바뀐다. 경쟁기업들이 마케팅을 줄이고 신제품을 개발하지 않는 그 순간이 기회다. 강한 마케팅 기법으로 뚜렷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다. 기존 제품을 고집하던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에 눈독을 들인다. 가격·효율성 등을 따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수십년 동안 한 업체 제품만 찾던 기업들이 새로운 협력사 발굴에 나선다. 경영 쇄신 일환이다.
벤처에 ‘기회’가 되는 이유다.
벤처는 ‘기술’이 있다. 기술은 무기다. 순발력까지 갖췄다. 기존 기업들은 새로운 변화 대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내부적으로 의견을 일치하는 데도 한참이다. 과연 지금이 위기인지 브레인스토밍의 연속이다.
소수 인력으로 결집한 벤처는 다르다. 변화를 즐긴다. 변화와 함께 등장할 기술과 트렌드를 찾는다. 기술의 진화 방향을 잡는 순간 ‘대박’은 따라온다.
불황 속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가 전년 대비 무려 52개나 늘었다. 벤처 특색이 제대로 발휘된 결과다.
매출 1000억원. 기업에 따라 적을 수도 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준이 벤처로서 성공대열에 들어서는 기준이 됐다는 점이다. 수많은 신생 또는 중견 벤처기업에 목표의식을 준다. 내년 아니 2010년쯤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자고 서로 목표를 잡는다. ‘1000억’이라는 숫자가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벤처기업에는 희망이자 비전으로 다가온다.
정부는 여기에 힘을 싣는다.
벤처 1000억클럽이 더 성장해 ‘글로벌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벤처의 큰 줄기인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벤처특별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매출 1000억원 돌파 후 심각한 정체기를 맞는 상당수 벤처기업에 새로운 동력원을 제시한다. 이름하여 ‘중견벤처기업 지원제도’다. 기존 벤처특별법 가운데 불필요한 지원제도는 제외하고 대신 벤처 1000억클럽이 사업을 더 키워나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을 제거한다. 벤처 1000억클럽 200개사 시대에 적합한 정책이다.
이제, 새로운 목표를 얘기할 때다.
2012년 1000억클럽 1000개사 돌파다.
2007년과 2008년 1000억클럽 증가율은 30% 안팎이다. 이 같은 증가율을 유지할 시 2015년에나 가능하다. 정부의 중견벤처기업 지원제도는 분명 ‘벤처기업’에 새로운 자극을 준다. 50%의 증가율만 기록하면 2012년에는 매출 1000억클럽이 1000개사를 넘는다.
꿈이 아니다.
희망은 희망을 낳는다.
2009년 불황기 벤처는 희망을 봤다. 그 희망은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된다. 그리고 이들 벤처 희망은 곧 한국 경제의 희망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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