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최고의 인기서비스로 등극하면서 그 여세를 올해까지 몰아가고 있는 트위터가 국내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또 이란 선거를 중심으로 트위터가 시민 저널리즘의 중심에 서면서 전 세계가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40대 이상이 된 사람이 트위터와 같은 단문 마이크로 블로깅을 처음 보고 이것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례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솔직히 짬짬이 시간 날 때마다 한두 줄 문자 날리듯이 휘갈기는 것에 의미 있는 정보를 담을 수 있다고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유명한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 싶어하는 10대 취향의 팬클럽 서비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유명한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의 칼럼니스트인 알렉스 빔은 2008년 말 신문 칼럼에서,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매시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 있단 말인가? 심지어는 나조차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데…”라면서 트위터의 성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실상은 어떨까.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나 역시 이 서비스를 보고 처음에는 ‘이런 서비스가 성공하겠어?’ 하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처음 트위터를 보았을 때 참 할 일 없고 어리석은 짓을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었으리라. 그렇지만 실제로 쓰기 시작하면서 태도가 달라지게 된다.
트위터는 정말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한다.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알고, 현재의 관심사와 이야기를 떠든다는 것은 실제로 수많은 사람이 브레인 스토밍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많은 수다가 별 의미 없이 느껴질지 몰라도, 이러한 신변잡기적인 메시지가 유대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공통 관심사나 이슈가 돌발했을 때 무서운 속도와 집중화로 폭발력을 만들어 낸다. 각각 쏟아내는 정보의 일부는 개인적이고, 아주 일부는 사회적인 정보면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했는데, 이들이 하나로 묶이면서 커다란 반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매스미디어에 따라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정보를 그냥 수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블로그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일방향 소통의 시대는 저물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실생활과 비교하면 블로그 역시 아직까지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검색이나 메타블로그를 이용한 필터링 작업으로 걸러진 뒤에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그에 비해 트위터는 마치 수많은 사람이 광장에서 그냥 떠들어대는 것과 같다. 어찌 보면 훨씬 자연스러운 우리의 일상이다. 하지만 언중유골이라고 이렇게 짧은 떠들어댐 속에 간혹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꼭지가 있다. 이런 꼭지가 있으면 순식간에 대화는 더욱 깊은 수준으로 이어지게 되고, 블로그나 더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원이 스타덤에 이르게 된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 블로깅의 사회적 파급효과와 실질적인 산업 및 비즈니스의 연계에는 아직 더 많은 경험과 연구 그리고 더욱 창의적인 확장 서비스를 거쳐 변화될 여지가 많다. 특히 웹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적인 혁신에 따라 미래 인터넷 환경은 급변할지도 모른다. 특히 아직 국내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찻잔 속 태풍이었던 스마트 폰과 실시간 웹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급속히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2009년 우리가 맞게 될 가장 커다란 인터넷과 미래환경의 변화가 아닐까.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블로거·칼럼니스트, jihoon.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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