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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이 삼성전자 세트(DMC)를 총괄하는 최지성 사장을 포함한 주요 사업부장과 지난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엔 이건희 회장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있었다. 통신사업자 1위 기업과 휴대폰을 포함한 전자 제조 1위 업체 수장 간의 정기 모임이라는 차원을 넘은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SK그룹과 삼성전자가 이 모임을 계기로 차세대 단말 및 4세대 이동통신 분야와 관련해 협력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과 SK 주요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 일행이 수원사업장을 방문하는 형태로 지난주 화요일(30일) 전격 회동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양측 고위 임원들도 미처 일정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전격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일행은 이날 수원사업장 ‘쇼룸’을 둘러보고 현황을 브리핑받았다. 최지성 사장이 직접 브리핑을 했다. 최 회장 일행은 삼성 휴대폰·넷북 등 차세대 단말기에서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 장비 개발 현황 등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 정도 사장단 중심으로 별도 회의도 가졌다.
SK와 삼성은 일상적인 만남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전자 측은 “최 회장 일행이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상적인 만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와 제조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물밑 작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지난 4월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와이브로와 LTE를 병행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LTE 장비 부문 협력을 위한 모임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LTE 단말은 물론이고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세계 기술 표준화 추세에 발맞춰 개발을 진행해 왔다. 삼성은 와이브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LTE 부문에도 상당한 기술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미는 ‘넷북’을 차세대 단말로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공동 협력 방안에 관해 상당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최근 LTE를 차세대 주력 네트워크로 선정한 상태여서 어떻게든 삼성과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이 만남은 협력 필요성을 놓고 공감대를 만드는 자리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폰 공급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관계는 끈끈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옴니아’를 비롯한 전략 휴대폰을 SK텔레콤에 단독 또는 우선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T옴니아 2’를 SK텔레콤에 단독 공급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경쟁사인 KT와 LG텔레콤의 단말 소싱력 강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KT는 물론이고 SK텔레콤의 애플 아이폰 도입 추진과 LG전자의 사업자 공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LTE와 같은 중장기 비전 외에도 단기적 휴대폰 공급 이슈가 양사 수장의 회동으로 이어지게 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강병준·양종석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