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미국에서 입국한 최상철 현대기아자동차 ERP추진실 상무를 마주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현지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지휘하느라 여념이 없지만 표정만큼은 매우 밝았다. 최 상무는 “SCM으로 도요타를 넘겠다”며 세계 자동차 산업의 위기 속에서 반드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도요타를 넘겠다’고 했는데, 도요타와 현대차의 SCM을 비교한다면
▲도요타는 기업 내부 SCM에 전통적으로 강했다. 생산성과 품질이 매우 뛰어났다. 그러나 이 강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제품 경쟁력이 너무 뛰어났기 때문에 전체를 보는 SCM의 필요성을 깨닫는 데 취약했다. 우리는 판매부터 생산까지 일체화하고,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활용해 기업 외부까지 아우르는 큰 틀의 SCM 역량을 강화해 도요타를 넘을 계획이다. 예를 들어 도요타의 납기가 일주일 걸린다면 우리는 하루 만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 현대기아차 판매 신장률이 도요타에 비해 매우 높다. 공격적 수요 창출과 지속적 생산량 증가에 따라 도요타와는 다른 SCM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장 중심 생산 체제로 변화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떠한 노력을 했나
▲완성차 생산계획의 정확성을 가장 저하시키는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 등의 자원 할당기준을 수립하고 자재, 설비, 노조 등 실질적 생산상의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대·기아간 교류 엔진, 변속기 할당 계획을 통합해 SCM 시스템을 통해 최적할당 계획을 수립하고 양사간 파워 트레인(Power Train) 회의를 거쳐 정확한 생산 물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생산 계획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가까운 시일 내 북미·유럽 지역 기아·현대간 교차 생산·판매 대응 체계를 수립할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수요 예측이 어렵지 않았나
▲각 대리점과 딜러를 통해 직접 판매정보와 수요예측 정보를 입력하게끔 했으나 판매 담당자들 변화관리가 쉽지 않았다. 개인의 업무적 변화와 이익 관계를 큰 틀 SCM 전략과 동기화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7% 수준인데, 점유율이 10% 이상으로 확대되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 딜러에 대한 영향력이 높아져서 수요 예측 변화관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제네시스 등 차종의 품질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최근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SCM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었나
▲첫번째는 비즈니스 전략과 SCM 목표가 맞물려 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비즈니스 전략과 SCM 전략이 동기화되는 것이 어려웠다. 수요예측이 아무리 정확해도 환경이 급변하니까 이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두번째는 업무담당자들간의 비즈니스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일이었다.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실제 업무담당자별 일에 대한 변화관리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SCM 학자들의 이론을 현실에 접목하면서 느낀 격차였다.
-글로벌 SC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전체를 볼 수 있는 가시성이다. 수많은 협력사와 판매 법인, 대리점 간 정보교환이 쉽지 않다. 우리는 해외 물류 회사가 아닌 그룹사인 글로비스와 협력해 개발부터 물류, 그리고 생산부터 판매까지 통합된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통합 SCM 체제 완료를 통한 글로벌 오퍼레이션을 향후 목표로 삼고 있다. 1대 다수로 연결되던 생산법인과 판매법인간 주문 및 생산 관계를, 다수 판매법인 대 다수 생산공장으로 확대해 어느 법인과 공장에서도 효율적인 주문과 조달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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