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중동지역 운동권 사이버 공간에서서 제 목소리 낸다

이란 대선 항의 시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들이 중동지역 젊은 운동가들 사이에서도 세력을 결집하고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일례로 지난 4월 이웃 경찰관과 논쟁을 벌인 뒤 구금된 이집트의 정치 운동가 와엘 압바스는 구금 당시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 트위터를 사용해 자신이 겪은 신문 과정을 세계에 알렸다.

 압바스는 일명 ‘마이크로 블로깅’이라 불리는 트위터를 통해 경찰의 고문을 비롯한 모든 신문 과정을 묘사하고 그가 경찰관을 공격했다는 거짓 증언이 나올까 두렵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짧은 문구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나 휴대폰에 올리면 지인들에게 자동으로 발송해 준다.

 반응은 빨랐다. 인권 변호사와 블로거 및 운동가들이 검찰 사무실에 왔고, 저 멀리 중국과 아르헨티나에서도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압바스는 “내가 체포돼 아무도 내 말을 듣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 트위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시위가 금지된 아랍권 나라에서 인터넷은 정치적 동원을 이끌어내고 변혁을 위해 압력을 행사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통치자에 대한 저항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아 온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이트가 생겨나는 등 인터넷을 통한 정치적 견해 표명이 활발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을 사용해 이집트 정권 대항 세력을 모아온 ‘4월6일’ 운동조직의 아메드 마헤르는 “인터넷은 우리의 전장이다”며 “정권이 거리를 통제하고 있어 모일 장소가 없다”고 말했다.

 이 조직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모인 단체로 회원이 7만명에 달한 적도 있으며 현재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1500명 가량이다.

 작년과 올해 6월4일 총파업을 시도해 주목받은 단체로 온라인 상에서 논의와 투표를 진행하면서 정기적으로 거리 활동도 펼친다. 작년 총파업 시도 이후 경찰은 마헤르의 페이스북 패스워드를 알아내기 위해 그를 구금, 구타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당국과 사이버 비판자들이 쫓고 쫓기는 게임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의 변호사 왈리드 아부 알카이르는 정부로부터 인권감시단체 설립 허가를 받지 못하자 온라인으로 단체를 만들었고, 2008년 12월 이 사이트가 차단당하자 이를 페이스북으로 옮겼다.

 하지만 이 사이트 역시 지난달 폐쇄됐고 그는 이제 페이스북 개인 페이지를 통해 뉴스와 인권남용 희생자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일반대중이 참여하는 캠페인을 하고 싶지만 사우디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국내외에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웹사이트”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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