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프로리그 정규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KT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서진우)가 주최하고 12개 전 프로게임단이 참여하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시즌의 5라운드 5주차 경기가 완료됐다. 이 시점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승부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칸과 KT 매직엔스의 경기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분수령이었다. 양 팀은 말 그대로 혈전을 벌였다. KT가 이영호와 배병우의 활약으로 두 세트를 선취했지만 삼성전자가 박동수와 차명환의 연승으로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끌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맞붙은 삼성전자 이성은과 KT 이영호의 구도는 경기 시작 이후 50분까지 이성은이 쥐고 흔들었다. 이성은이 카운터펀치로 배틀 크루저를 생산하는 동안 이영호가 마지막 자원 줄을 확보하면서 삽시간에 경기가 뒤집어졌고 결국 마지막에는 KT가 웃었다.
이영호의 드라마와 같은 승리 덕분에 KT는 28승 25패로, 28승 24패의 삼성전자를 반 경기 차이로 따라잡았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7위인 KT는 막판 역전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권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5라운드에 들어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가망이 없어 보였다가 눈앞에 포스트시즌 티켓이 놓인 KT는 잔여 경기에서 총력전을 선포했다.
삼성전자는 3경기를, KT는 2경기를 남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승과 공군, MBC게임과 차례로 맞붙는다. KT는 STX 및 SKT와의 맞대결이다. KT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유리하다. 두 경기에서 모두 지면 득실 차에서 앞선 삼성전자가 무조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경기 상대도 삼성전자가 유리하다. 화승은 1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최약체인 공군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MBC게임과의 경기는 수월해 보인다. 반면에 KT는 맞붙는 팀이 2위 SKT와 4위 STX다. 이래저래 KT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험난하기만 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지만 상위권의 순위 싸움도 안개 정국에 빠졌다. 그 가운데 화승 오즈와 SKT T1의 1, 2위 쟁탈전이 볼거리다. 1위 화승과 2위 SKT의 경쟁 구도는 정규 시즌 내내 계속됐다. 추격하는 쪽인 SKT가 3주차에서 STX 소울에 패하면서 주춤하는 듯했지만 4주차에서 2연승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SKT는 5주차에서 웅진 스타즈와 하이트 스파키즈를 3 대 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화승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주차에서는 KT를 3 대 0으로 셧아웃시킨 데 이어 5라운드 8전 전승을 이어가던 STX까지 3 대 1로 제압했다. 그러나 두 팀의 격차는 여전히 반 경기 차다. 승수에서는 화승이 34승 18패로, 34승 19패의 SK텔레콤보다 앞서 있지만 세트 득실에서는 SK텔레콤이 37점으로 32점의 화승보다 무려 5점이나 앞서 있다.
SKT는 앞으로 두 경기를 남겨뒀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상위권인 CJ 엔투스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결사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KT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화승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인 삼성전자와 MBC게임, 공군을 상대한다.
1위 다툼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 쟁탈전까지 통신 업계 라이벌인 SKT와 KT가 관련돼 있다. 경쟁이 치열한 통신 시장뿐 아니라 e스포츠 업계에서도 통신 업체들은 바쁘기만 하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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