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명중 1명꼴 이통 번호이동

올해 상반기에만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명 중 1명꼴로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집계돼 유례없는 과열 양상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조금을 퍼붓는 식의 무의미한 경쟁이 업계의 장기적 발전을 저해하고 소비자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행정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30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총 456만8천56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번호이동 규제가 풀리고 3세대(3G) 이통시장의 본격 경쟁이 시작되는 등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였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작지만 지난달 기준 전체 이통 가입자 4천680만6천314명의 9.8%에 해당할 정도로 큰 수치다.

특히 4월 이후의 과열 양상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심해 이달 들어서는 지난 27일까지 번호이동 건수가 111만427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의 106만9천982건을 훌쩍 넘어서는 등 월간 최대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달은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가 총 119만7천507건으로 번호이동 제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기간으로, 현재 추세대로라면 120만3천88명으로 두 달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상반기 SK텔레콤은 185만4천102명, 점유율 40.6%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41.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등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KT는 160만8천503명, 점유율 35.2%로 뒤를 이었다.

LG텔레콤은 이 기간 110만5천962명, 점유율 24.3%로 3위에 그친 데다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달 들어서는 SK텔레콤은 점유율 41.7%, KT 35.0%, LG텔레콤 23.3%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번호이동 시장이 과열되고 특히 4월 이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가장 중요한 이유로 KT 합병을 둘러싼 업계의 주도권 싸움을 꼽았다.

통합 KT의 막강한 영업력을 의식한 SK텔레콤이 4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이에 경쟁업체들이 맞서고 있다는 것.

여기에 기존 이통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던 제조업체의 경쟁이 본격화된 것도 최근의 과열 양상을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LG전자가 내수 시장 30%를 돌파한 것이 삼성전자를 자극했고 이에 양사가 이통사 못지않은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며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지난해 보조금 규제를 철폐한 방송통신위원회로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조사에 나섰지만 예전처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눈앞의 가입자 빼앗기에 나서는 것이 시장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업계 상생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행정 당국의 규제와 업계의 자율적 정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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