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고단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45세이상의 중장년층으로 7천700만명 정도. 퇴직을 몇년 앞두고 직장에서 중견간부로 승진해 가장 많은 급여를 벌어야할 시기이지만 작년 후반 월가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인해 은퇴를 대비해 저축해온 퇴직연금의 원금을 까먹는 것은 물론, 직장을 잃는 경우도 많아 다른 세대보다 혹독한 생활을 하고 있다.
실직자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고, 의료보험비와 자녀 학자금은 치솟기만 하는 가운데 보유중인 주택가치는 하락해 부동산만 쳐다보고는 안전한 노후생활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은퇴자협회(AARP)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포함된 45-54세 연령층중 35%는 퇴직연금(401k) 등 각종 퇴직관련 저축 불입을 중단중이며, 25%는 불입금을 모두 채우기도 전에 퇴직관련 계좌에서 돈을 빼서 쓰고 있다. 또 56%는 승용차, 냉장고 등 주요한 물품의 구입을 미루고 있고, 24%는 은퇴계획을 미루고 직장생활을 계속 하고 있다.
45세 이상 성인 1천97명을 상대로 한 작년말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9%가 지난 1년새에 직장을 잃었다고 답했고, 31%는 올해중에 일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답했다. 또 작년 통계에 따르면 45세 이상 실업자의 경우 평균 실업기간은 22.2주로 20-24세 연령대의 15주보다 7주나 길 정도로 베이비붐 세대의 실업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은 또 임금수준은 높은 반면, 젊은 세대에 비해 각종 기술과 지식을 뒤떨어져 재취업에도 애로가 많다. 럿거스 대학의 헬드리히 인력개발센터의 선임 프로젝트 매니저인 마리아 하이드캠프는 “베이비붐 세대는 급여수준은 높고, 첨단지식을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재취업을 하는데 있어 젊은 세대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해 정보통신 지식 등 새로운 지식을 배우며 재취업을 시도하는 실업자들도 늘고 있다. 정보통신 직종에 종사하다 몇차례 해고를 당한 위켄버그(59)씨는 대학에 다시 진학해 정보통신 분야를 전공중이다. 그는 “그동안의 직장경험에 대학졸업증을 가미하면 재취업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직장에서 살아남고, 퇴직에 대비한 저축도 잘 해온 사람들도 은퇴후 계획을 재검토하는 경우도 많다. 조지아 릴번시에 거주하는 앨버트 펠리우(48)씨는 작년에 AT&T의 선임 프로젝트 매니저로 있다가 해고된 후 현재는 온라인 강사로 활동중인데 “그동안 저축해온게 있지만 은퇴후 생활을 위해서는 67세까지는 계속 일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의 생활수준을 계속 유지할 경우 은퇴에 대비한 저축이 힘들다고 보고 외식 않기, 서점에서 책 구입하는 대신 도서관에서 빌려보기, 극장 대신 비디오 빌려보기 등 생활비 절약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기와 신용경색에 대처하기 위해 재테크 관련 자문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작년 한해 베이비 붐 세대중 전미신용자문재단을 방문, 상담을 받은 사람은 39만9천여명에 달하는데 이는 2007년 32만1천여명에 비해 엄청 증가한 수치.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과거같으면 벌써 은퇴해 안락한 생활을 즐겨야할 사람들이 일을 계속하고, 재혼을 하거나 이사를 하는 등 현실을 직시하면서 보다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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